상주 상무의 악전고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센터백 없이 경기를 해야 할 판이다.
상주 상무는 3일 전북과의 원정 경기에서 1-5로 완패했다. 전반 40분 김치곤이 심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해 퇴장을 당한 게 화근이었다. 10명이 싸운 상주는 투혼을 발휘해 0-2로 뒤진 후반 8분 한 골을 만회했지만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대량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전북전도 아쉽지만 16일 치를 대전전도 문제다. 김치곤이 팀에서 유일한 중앙수비수인데 퇴장으로 인해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4백을 쓰는 상주는 김치곤의 파트너로 측면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나서던 김치우를 기용했다. 김치곤이 빠진 상주는 전문 센터백 없이 김치우와 또 다른 대체요원을 내세울 수밖에 없게 됐다.
상주가 이처럼 선수난에 시달리는 건 상무 운영 시스템상 허점과 승부조작 사건이 복합되면서 일어난 결과다. 상주는 지난달 말 김정우 등 병장 선수 15명이 전역해 남은 선수단은 19명까지 줄었다.
현재 육군복무기간은 21개월으로 동계 훈련기간 전 입대할 경우 리그가 끝나기 전 전역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이 처벌받는 바람에 필드플레이어 이윤의가 골키퍼로 나서는 등 선수 부족이 극도로 심해졌다.
그래서 부상 선수까지 포함해도 K-리그 엔트리 18명도 채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실제로 대전전에서는 퇴장을 받은 김치곤과 경고 3장이 누적된 김민수가 나올 수 없어 17명으로 싸워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태완 감독대행은 "김치우가 힘들어하면서도 잘 해주고 있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미드필더인 김범준 등 다른 선수들을 나머지 센터백으로 세워야 할 것 같다. 가뜩이나 신장에서 열세인데 큰 선수가 없어 더욱 고민"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사진=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