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2명의 젊은 남자배우가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장동건이나 원빈이 아니었다. 일본에서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차세대 한류스타로 떠오른 장근석과 '성균관 스캔들'에 이어 영화 '완득이' 출연으로 다시 이목을 끌고 있는 유아인(25)이었다.
두 사람이 부산 해운대 해변가에 나타났다 하면 온통 교통이 마비가 되고 함성이 터졌다. 무대인사에서 마이크를 잡아도, 손인사에 윙크만 해도 난리가 났다. 그러나 두 사람의 영화제 참여방식은 조금 달랐다. 장근석이 거리에서 즉석 공연을 펼칠 정도로 즉흥적이었다면, 유아인은 개막식 당일에 생일을 맞아 음식점에서 조촐하게 케이크 파티를 할 정도로 은근했다. 늘 반항아처럼만 비쳐졌던 그는 의외로 생각의 골이 깊은 '사상가'였다. '완득이'는 20일 개봉한다.
-요즘 인기 실감하나. "잘 모르겠다. 그런데 부산에서도 많은 팬분들이 좋아해주시기는 하더라. '성균관 스캔들'의 걸오 역 때문에 많이 기억해주시는 모양이다."
-'완득이'도 느낌이 좋더라. "나도 놀랐다. 기자시사회 끝나고 기자분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놀랐다. 다른 관계자분들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마음이 좀 놓인다."
-연기했던 완득이는 반항아이지만 반항아같지 않더라. "그런 것 같다. 극중 완득이는 사실 전형적인 반항아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연민이 느껴진다. 오히려 제가 고교 때 했던 반항 수준보다 훨씬 덜하다.(웃음) 바로 그점이 하고 싶은 이유가 되기도 했다."
-고교 때 무슨 반항을 했길래. "여러차례 알려지기도 했는데 학교를 중퇴했다. 일탈도 많이 했던 것 같다."
-대선배이자 파트너 김윤석과의 호흡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좋았다. 김윤석 선배님은 완득이를 지도하는 동주 선생님을 맡았는데 촬영하면서 배운 게 너무 많다."
-뭘 배웠나. "관심을 갖고 물어보면 진심으로 대해주셨다. 중간 편집본을 보고 완득이 모습에 지루해하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계속해서 밀고 나가보되 강박에 묻힐 필요는 없다'고 조언해주셨다. 결과적으로 그 조언이 아주 적절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윤석씨는 유아인이 보기보다 진중한 구석이 많다고 엄청 칭찬하더라. "그럼 나는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웃음) 제가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김윤석 선배님이 계셨다는 건 분명하다."
-김윤석씨가 연기 말고 유아인의 패션감각도 부러워하던데… "베스트 드레서로 꼽히기도 하지만 워스트 드레서로 선정된 적도 많다. 그보다는 자신감과 자기 만족이 패션에서 중요한 것 같다. 평소 겁을 안내고 옷을 입는다. 다만 '투 머치'(Too Much)는 지양한다."
-이쯤에서 유아인의 루머 한 가지만 묻자. '싸가지가 없다'는 소문 어찌 생각하나. "그거 안다. 남들이 보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오해는 너무 간단하게 생길 수도 있는 있는 것 같고… 가끔은 제멋대로 하고 자유롭고 거칠 게 지내는 모습이 그렇게 보이나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모습을 보고 반대로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있다는 거다. 요즘들어 누나팬들이 훨씬 많아졌다."
-이상형이 이미숙씨라고. "그냥 존경하는 선배이면서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선배로 꼽았다. 그런데 너무 부각이 돼서 혹시 이미숙 선배님이 불쾌하게 생각지 않으실까 걱정이다. 다행이 유쾌하게 받아들여주신 걸로 안다."
-지금도 현실의 유아인은 반항아인가. "고교 때는 행동하고 나서 생각했다. 그리고 그 행동에 대해 잘못했다는 생각을 안 한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 안하려고 한다. 그러나 의지대로 안될 때도 물론 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