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는 오는 30일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를 남겨두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를 다투는 5위 울산부터 9위 제주까지, 마지막 기회를 남겨둔 팀들은 최종전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그런데 발목을 잡아챈 특정팀만 아니었다면 6강 티켓을 앞두고 여유있는 상황을 맞이했을 수도 있다. 6강 티켓을 놓친다면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천적 관계를 살펴봤다.
▶울산(5위 45점)
울산은 대전과 맞붙은 개막전부터 꼬였다. 대전의 외국인 선수 박은호에게 프리킥 두 방을 얻어맞으며 울산 홈팬 앞에서 체면을 구겼다. 박은호는 날카로운 프리킥 2골로 주가를 올렸다. 8월 20일 대전 원정 경기에서도 또 패해 더 뼈아프다.
당시 서울과 성남에 연이어 패배한 울산은 연패 탈출을 장담했지만, 유상철 감독이 이끄는 대전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중위권에 머물렀다. 대전을 상대로 승점 1점만 챙겼다면 이미 6강 티켓을 따고 느긋하게 최종전을 기다렸을 것이다.
▶부산(6위 43점)
부산은 지역 라이벌 경남에 당한 2패가 아쉽다. 6월 18일 창원에서 경남을 상대로 후반 39분까지 2-1로 앞섰으나 종료 직전 두 골을 허용하면서 역전패했다. 더구나 6월 11일 최하위 강원에 시즌 첫 승의 제물이 된 후 연패를 당했다.
부산은 지난 2일 부산 구덕경기장에서 경남에 또 0-1로 졌다. 후반 42분 경남의 박승조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했지만 한 골을 만회하지 못했다. 결국 경남에 두 번 지면서 경남과 6강을 경쟁을 하는 빌미까지 제공했다.
▶경남(7위 42점)
성남과 두 차례 맞붙어 모두 비겼다. 4월 30일 2-2으로 비긴 데 이어 8월 20일에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성남이 FA컵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규리그에서는 부진했기에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것이 아쉽다. 경남이 성남을 상대했을 때, 성남은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경남은 지난 4월 리그컵 조별리그에서도 성남과 0-0으로 비겨, 올 해 세 번 붙어 모두 승부를 가리지 못한 인연이 있다.
▶전남(8위 42점)
전남은 '무승무 제조기' 인천의 희생자다. 올 시즌 인천은 13무(6승10패)를 기록 중인데 전남과 두 차례 대결에서도 0-0, 1-1로 비겼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에서 감독-수석코치로 16강을 일군 허정무 인천 감독과 정해성 전남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서로 패배의 아픔을 주고받지 않았다. 특이하게 6강 경쟁팀들인 울산, 부산, 경남, 제주는 모두 인천을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했기에 전남만 승점을 손해본 셈이다.
▶제주(9위 40점)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있는 제주는 상주와의 대결이 아쉬울 만 하다. 상주와 3-3, 1-1로 비겼다. 다른 팀들은 한 번은 이기는데 제주만 상주에 승리가 없다. 특히 지난 9월 제대한 김정우(성남)에게 2경기에서 3골을 허용했다. 그나마 두 차례 대결에서 각각 후반 46분과 후반 43분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면서 패배하지 않은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