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 6일 전주 KCC에 74-88로 크게 패하면서 2승8패를 기록, 고양 오리온스와 공동 최하위로 처졌다. 문제는 턴오버였다. 삼성이 KCC를 상대로 기록한 턴오버 25개는 프로농구 역대 한 경기 최다 턴오버 기록이다. 삼성은 이번 시즌에만 벌써 두 번째 한 경기에 턴오버 25개를 기록하며 자멸했다. 이대로라면 삼성은 이번 시즌 턴오버 기록의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종전 정규리그 한 경기 최다 턴오버 기록은 22개였다. 지난 시즌 막바지였던 올해 3월20일 울산 모비스가 부산 KT와의 원정에서 세웠다.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턴오버 기록도 23개(1997-98 시즌 오리온스, 97~98 시즌 기아)다.
삼성은 이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달 16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턴오버 25개를 기록했고, 6일 KCC 전에서 또 턴오버 25개를 쏟아냈다. 우지원 SBS ESPN 해설위원은 "턴오버 25개가 나오면 무슨 수를 써도 이길 수 없다"고 혹평했다.
7일 현재 삼성은 한 경기 평균 턴오버 16.40개로 이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에 올라 있다. 턴오버를 가장 적게 하는 KCC는 한 경기 평균 10.82개다. 6일 삼성-KCC 전에서 삼성은 턴오버 25개, KCC는 8개였다. KCC 하승진이 결장했는데도 삼성이 대패한 이유다. 삼성은 팀 평균 어시스트 1위(18.30개), 리바운드 2위(33.40개)의 기록을 턴오버로 다 까먹고 있다.
한 경기 평균 턴오버 16.40개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이다. 97~98 시즌 현대(KCC의 전신)가 평균 턴오버 16.24개를 기록했다. 만일 삼성이 시즌 마지막까지 턴오버 1위를 지킨다면 2009~2010 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턴오버 1위에 오른다. 이 역시 프로농구 최초다.
6일 경기를 중계한 데일리안TV 해설자는 "삼성의 경우 가드진이 골밑으로 패스를 할 때 실책이 가장 많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주전 가드 이정석이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아웃된 후 삼성은 식스맨이던 이시준, 박대남 등으로 가드진을 꾸리고 있다. 또 222㎝의 리그 최장신 피터 존 라모스는 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턴오버를 남발하고 있다. 라모스는 평균 턴오버 4.70개로 선수 턴오버 부문 1위다.
삼성의 턴오버 25개를 끌어냈던 KGC의 이상범 감독은 "김상준 삼성 감독이 추구하는 런&건(속공)과 현재 선수 구성이 부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고 했다. 가드진이 미흡하고 라모스의 발이 느린데 속공 농구를 추구하다가 턴오버가 쏟아진다는 뜻이다. 김상준 감독은 지난 4일 모비스에 패한 후 "내가 추구하는 속공 농구를 이번 시즌에 보여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지금은 리빌딩의 과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