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개월차 가수 김보경(21). '슈퍼스타K2'로 주목 받더니 올 1월 데뷔곡 '하루하루'로 흥행에 성공했다. 깜짝스타가 돼 '이젠 좀 됐구나'란 방심이 슬며시 머리를 들 무렵, 김보경은 정신이 번쩍 날 '사건'을 겪었다. "첫 앨범 활동을 끝내고 쉬는 동안 조금 나태해질 무렵이다. 공연장에서 실수를 해 이은미 선배님께 된통 야단 맞았다. '네가 노래 잘 하는 줄 알어?'란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들더라."
이은미의 '피고 되고 살이 될' 충고에 오기를 불태운 김보경은 최근 두번째 미니앨범 '그로잉(Growing)'을 들고 컴백했다. 타이틀 곡 '아파'는 김보경의 롤모델 팝가수 켈리 클락슨을 연상케 하는 시원한 록발라드. '그로잉'이란 앨범 제목처럼 '록보컬리스트' 김보경의 존재감은 훌쩍 성장했다. 역시 입에 쓴 약이 몸에 좋은 법이다.
-'슈퍼스타K'때부터 켈리 클락슨 노래를 불렀는데 이번 노래도 느낌이 비슷하다. "첫번째 곡 '위드아웃 유(Without You)'는 켈리 클락슨 세션팀이 아예 연주까지 했다. 따라해야 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깊은 영향을 받은 건 사실이다. 또 그런 노래를 선호하니 아무래도 유사한 느낌이 있을 수 있을거다. 아류가 되는 건 싫지만 존경하는 가수와 비교되는 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가수 데뷔 10개월차다. 꿈에 그리던 가수가 돼보니 어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고 외로운 곳인 것 같다. 약하면 금방 도태되고 잊혀질 거란 생각이 들더라. 강해져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결심을 반복했다. "
-말하는 걸 보니 데뷔 후 눈물 좀 쏟았겠다. "여러번 울었다. 외로워서 울 때도 많았고 내 자신에게 실망해서 운 적도 있다. 그 중 한번은 이은미 선배님께 야단 맞고 통곡했다. 첫 앨범을 활동을 마치고 조금 쉬다가 미니앨범 녹음을 시작할 무렵이었다. 소니뮤직의 패밀리 콘서트에 이은미 선배님과 함께 출연을 해 '비코즈 오브 유'를 불렀는데 노래를 망쳐 버렸다.
노래가 끝나고 이은미 선배님 대기실에 인사를 갔는데 선배님이 '정신 차려라. 네가 노래를 잘 하는 것 같냐'라며 무섭게 혼을 내셨다. 처음엔 민망하고 서운했는데 울다가 지쳐 생각해 보니 너무 부끄럽더라. 그 일을 계기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인생엔 채찍이 필요한 게 맞다. 데뷔 후 조금 사랑 받고 관심을 얻으니 날개를 달고 까불었나 보다."
-미니앨범 '그로잉'에 대해 자평한다면. "선배님께 혼나고 나니 앨범에도 개인적으로 점수를 짜게 주더라. 그나마 첫 앨범에선 마음만 앞섰다면 이번 앨범에선 가수다운 면모를 조금은 보였다는 생각을 한다."
-'슈퍼스타K3'가 화제다. 후배들 보니 어떤가. " 난 생방송 '톱11' 에 못 올라가고 탈락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충고를 해 줄 자격은 없다. 다들 실력이 좋더라. 나처럼 절실하게 노래하고 싶을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
-로커다운 좀 터프한 취미가 있나. "시간 날때면 애마인 125cc '베스비'스쿠터를 탄다. 서울 강남역 근처에 사는데 동네에선 늘 스쿠터를 타고 다닌다. 스케줄 없이 한가한 날은 서울 북악산의 스쿠터 전용 도로를 달린다. 마스크에 베이지색 헬맷을 쓴 채 노래하는 여자가 바로 나다. 하하. 택시운전사들이 신기해서 쳐다볼 때가 많다."
-김보경에게 노래란 어떤 의미인가. "과거에는 삶의 비상구였다. 이젠 비상구에서 걸어나와 음악이란 통로를 걷고 있다. 계속 걸어가야 하는 인생의 길이란 생각이 든다. 내 길을 성실하고 치열하게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