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이혼,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워"-이게 다 인생의 시련을 통해 얻는 소중한 열매겠죠. 두번의 이혼, 이젠 다 지나간 얘기인가요."취중토크가 역시 이런 얘기를 파고 드는군요. 뭐,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사실 속으론 울화가 치민 적이 많았죠. 극단적인 생각을 한 적도 있고요. 그러나 긍정적인 것만 생각하고 좋은 것만 보니까 좋은 일이 생기더라고요. 봐요. 내 귀가 부처귀예요."(웃음)
김혜선은 한창 주가가 솟아오르던 1995년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때 나이가 26세, 또래 연기자들보다 결혼생활이 빨랐다. 지금 큰 의지가 되고 있는 아들 원석이도 얻었다. 그러나 결혼 8년 만인 2003년 파경에 이르렀다. 이유는 성격차이. 첫번째 시련이었다. 그러다가 이혼 이듬해인 2004년에 재혼했다. 혼자 감당하기엔 고통이 너무 컸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결국 3년만에 또다시 이혼했다. 남들은 한번도 경험하기 힘든 일을 두번이나 당하면서 하늘을 원망했다.
-두번째 이혼 때는 주변 동료들조차 몰랐다던데…"2007년에 이혼했는데 2009년 드라마 '밥 줘' 홍보하는 자리에서 우연히 말하게 됐죠. 그만큼 주위에서 아무도 몰랐던 거고. 우울증이 와서 알리고 말고 할 여유가 없었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겠어요."그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요. 아들은 듬직하고 씩씩하고 사려가 깊어요. 일곱살부터 일찍 철이 나서 엄마 속 썩인 적 한번도 없고요. 공부도 곧잘 해요. 미국 MIT 공대 가겠대요."
-딸은."예원이는 애교도 많고 끼도 있어요."(웃음)
-혹시 다시 결혼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너무 해요. 없어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결혼 빨리 안했으면 차인표와 맺어졌을지도…"-데뷔한지 22년,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비밀들이 있을 것 같은데"많죠. 저 좋다고 쫓아다니는 사람도 많았고…(웃음) 이름만 대면 알만한 친한 언니들 집에서 외박하면서 술마신 적도 있고요."(웃음)
-누가 따라다녔나요."(최)민수 오빠도 저 많이 좋아했어요. 모 감독님도 한동안 구애하셨고요. 차인표씨와는 인연이 될 수도 있었고…"(웃음)
-차인표와의 인연이라뇨."차인표-신애라 커플을 맺어준 인기 드라마가 '사랑을 그대 품안에' 아시죠? 그때 신애라씨 역할을 제가 할 뻔 했었어요. 이진석 감독님이 전화를 주셨는데 드라마 한번 해보자는 거였죠. 그런데 전 그때 결혼 직전이라 남편과 떨어져서 뭘 한다는 걸 생각지도 못할 때였어요. 고사했고 나중에 신애라씨가 캐스팅된 걸 알았죠. 누가 아나요. 그때 제가 차인표씨랑 연기했다면…"(웃음)
-신인 때는 눈물 연기를 위해 눈알을 후벼팔만큼 독종이었다고요."어떻게 아셨어요. 독종이라기 보다는 신인이 눈물 연기 하기가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필요한 때 눈물이 나와줘야 하는데 너무 어려서 그런 감정이 속에 없었던 거죠. 그래서 몰래 눈알을 손가락으로 찔러서 눈물을 쏟았어요. 아마 그걸 두고 하는 말씀 같아요."
-대본 암기에도 비법이 있다고요."대본을 한번 정독한 후에 제가 필기로 다시 A4지에 옮겨 적어서 외워요. 어려서부터 익힌 습관이에요."
▶연기자와 사업가로 대박 기원 "앞으론 좋은 일만 있기를"-요즘 건강식품 사업도 한다고요."석류·울금·블루베리에 이어 탈모 예방 샴푸, 에센스 제품 등을 판매할 계획이에요. 바로 아래 동생과 함께 하고 있어요. 잘 돼야 해요."(웃음)
그러면서 그는 대표이사 직함이 달린 명함을 내밀었다. 배우한테서 명함을 받은 것은 꽤 오랜만이었다. 20년간 바뀌지 않은 011 휴대폰 번호도 찍혀 있었다.
-친하게 지내는 지인들은."개그우먼 정재윤씨랑 가수 문희옥씨랑 자주 연락해요. 최근에는 감독님들하고 친하게 지내려고 해요. 그래야 영화 계속 하지."(웃음)
-차기작 계획은."'해를 품은 달'이라고 내년 2월에 MBC에서 방영될 사극에 출연하게 될 것 같아요. 계속 좋은 일만 생기고 있어서 영화는 물론 그 드라마도 대박날 거 같아요."(웃음)
-앞으로의 꿈은."물론 연기자이죠. 뭐든지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연기자. 제2의 전성기 만들어야죠."(웃음)
이날 김혜선은 상당히 과음했다. 처음엔 막걸리 애호론을 펼치며 천천히 음미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깊어지고 서로 허물을 털어놓으면서 주량을 초과했다. 오랜만에 갖는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 행복하다고 했다. 영화에 대한 자신감도 넘쳤다. 그는 "아이, 내가 오늘 너무 뻔뻔하게 얘기했나? 에이 그래도 할 수 없죠 뭐, 사실은 사실이니까"라며 활짝 웃었다.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김혜선의 가방 속엔 뭐가 들어 있을까?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
사진=이영목 기자
▶[취중토크 ①] 김혜선 “베드신 촬영 본 매니저, 울더라”▶[취중토크 ②] 김혜선 “차인표 옆에 내가 있었을 수도”▶[취중토크 ③] 김혜선 “시사상식, 이 정도면 잘 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