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신인왕 후보. 고무열(왼쪽.포항)과 이승기(광주)가 각각 올림픽 대표팀과 월드컵 대표팀에 소속돼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파주=이호형 기자 leemario@joongang.co.kr
이승기(23·광주 FC)가 K-리그 신인왕을 향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이승기는 15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레바논과 월드컵 3차 예선 조별리그 5차전에 선발 출전한다.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UAE)전 후반 19분 교체 투입되며 데뷔전을 치른 이후 2경기 연속 출전이다. 조광래 감독은 13일 인터뷰에서 "이승기가 왼쪽 날개로 선발출전 할 것이다"고 예고했다.
레바논전은 신인왕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기다. 이승기는 올 시즌 데뷔해 27경기에 나와 8골·2도움을 올렸다. '신인왕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 공격수 고무열(27경기 10골 3도움)보다 공격포인트에서 밀렸기 때문에 이번 A매치가 중요하다. 이승기는 중동 2연전을 떠나기 직전 "A매치에서 잘하면 신인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나"고 물었다. 이어 "내 실력을 마지막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출전을 한다면 죽을 힘을 다해 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인왕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것이다.
A대표팀 경기가 K-리그 신인왕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신인왕은 리그 내 경기로만 평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윤빛가람(21·경남 FC)이 'A매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신인왕에 오른 경우가 있다. 당시 윤빛가람은 지동원과 신인왕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A대표팀 데뷔전서 데뷔골을 넣은 윤빛가람이 신인왕을 받았다. A대표팀 활약이 신인왕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이승기가 고무열보다 불리한 건 사실이다. 리그 2위 포항은 K-리그 플레이오프를 남겨두고 있다. 그래서 고무열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면 최대 3경기까지 출전할 수 있다. 더 많은 공격포인트의 기회가 있는 셈이다. 이에 이승기는 "나는 광주의 중심 공격수다. (고)무열이는 교체 멤버다. 신인왕 가능성은 내가 더 높은 게 아닌가"라며 밝게 웃었다.
이승기가 레바논전서 공격포인트를 올린다면 신인왕 후보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