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포항 스틸러스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세르지오 파리아스(44) 감독이 중국 프로축구 무대에 진출한다. 이장수(55)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광저우 헝다의 지역 라이벌 광저우 부리에 둥지를 틀 전망이다.
파리아스의 한 측근은 18일 "광저우 부리가 파리아스 감독을 사령탑으로 점찍고 러브콜을 보냈다.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졌으며, 곧 계약 사실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리는 포항 재임 기간 중 파리아스 감독이 보여준 지도력과 선수 장악 능력을 높이 평가해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아스 감독은 2009년 포항의 아시아 정상을 이끈 이후 중동팀들을 거쳤다. 2009년 포항 사령탑에서 물러난 직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로 건너갔으나 구단 측과 마찰을 빚은 끝에 알 와슬(UAE)로 자리를 옮겨 올해까지 팀을 이끌었다. 알 와슬은 파리아스 감독의 후임으로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을 선임했다.
광저우 부리는 헝다(恒大)그룹의 건설업계 라이벌 부리(富力)그룹이 재정난에 허덕이던 중국 2부리그 클럽 선전 피닉스를 인수해 재창단한 구단이다. 올 시즌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2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내년 시즌 1부리그 승격을 확정지었다. 부리그룹은 막대한 추가 투자를 통해 다음 시즌 헝다와 1부리그 우승을 다툰다는 목표를 정했다. 사령탑을 전격 교체한 것 또한 향후 영입할 스타급 선수들을 적절히 통제할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로서 중국 프로축구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른 광저우의 지역 더비 구단을 모두 K-리그 출신 지도자가 이끌게 됐다. 이장수 감독과 파리아스 감독은 구면이다. 2005년 서울(이장수)과 포항(파리아스)의 사령탑으로 K-리그 무대에서 맞대결을 벌인 바가 있다. 당시 두 지도자는 3차례 만나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헝다를 이끌며 중국슈퍼리그 우승을 이끈 이장수 감독은 파리아스 감독의 중국행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끌 부리가 지역 라이벌로 제 몫을 해준다면 헝다도 더욱 힘을 낼 수 있다"고 언급한 그는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을 지낸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도 중국리그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안다. 좋은 지도자들과 중국 무대에서 경쟁을 펼쳐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