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도전에 나선 스마티문학은 2세마이지만 엄청난 경주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6월 데뷔한 이래 5전 4승, 2위 1회의 성적을 거뒀다. 11월5일에는 'TJK 트로피 특별경주'로 열린 제10경주(혼2군 1800m 별정Ⅴ-B)에서 2위마인 '야호캣'을 11마신(약 26m)의 거리차로 따돌리며 4연승을 달렸다. 스마티문학의 경주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비록 2세마이지만 스피드와 막판 추입력을 고루 갖춘 준족으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스마티문학이 데뷔하자 마자 신들린 듯 입상행진을 벌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스마티문학은 2004년 세계 최강 3세마로 군림했던 스마티존스의 자마로 최강마의 혈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최강 3세마 스마티존스가 부마
스마티존스는 2004년 삼관마(트리플크라운)에 도전,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를 연이어 우승해 2관을 달성했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인 벨몬트스테이크스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하며 트리플크라운을 놓쳤다. 비록 삼관마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최강 3세로 대접받으며 곧바로 씨수말로 전향했다.
씨수말로 활동을 시작한 스마티존스의 1회 교배료는 10만 달러에 달했다. 더비 우승마의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이었지만 미국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교배료도 떨어져 올해 스마티존스의 교배료는 1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이 덕분에 자마 가격도 내려가 구입한도가격이 2만 달러로 제한돼 있는 한국에도 수입될 수 있었다. 현재 서울경마공원에는 스마티문학과 함께 3세 수말인 에스포(22조 안병기 조교사 담당)가 활동하고 있다.
◇경마팬 투표거쳐 최종 출전 확정
스마티문학의 그랑프리 최종 출전 여부는 경마팬들의 인기투표(11월 24일까지)에 달려있다. 그랑프리는 총 25마리가 출사표를 던지는 데 이들을 대상으로 경마팬들의 투표를 거쳐 최종 출전마 14마리를 선정한다. 스마티문학의 고옥봉 조교사는 그랑프리 출전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 또 출전할 경우 쟁쟁한 선배 경주마들을 능가하는 경주력을 뽐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과거 '고대산', '신세대' 등 최고의 외산마를 배출한 경험이 있는 고 조교사는 "그랑프리에 출전하려면 경마팬 투표를 거쳐야 하지만 직전 TJK트로피 특별경주의 경주 내용이 좋았고, 성장속도도 빠른 스마티문학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고 공언했다. 만약 스마티문학이 경마팬 투표에서 많은 표를 얻어 그랑프리에 출전한다면 역대 최연소 그랑프리 출전이라는 진기록을 쓰게 된다. 출전만으로도 파란을 일으키는 셈이다.
◇우승까지는 산넘어 산
하지만 스마티문학이 그랑프리에서 출전하더라도 입상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스마티문학의 혈통과 기량은 인정하지만 서울과 부산경남경마장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며 활약하는 준족들 대부분이 자존심을 내건 채 그랑프리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인기투표 후보에 이름을 올린 서울 경주마 중에는 KRA컵 클래식 우승마인 에이스갤러퍼(21전 15승), 서울경마공원 최강 외산마 터프윈(15전 12승), 떠오르는 외산 강자 주몽(24전 8승) 등이 있다.
부산경남경주마의 면면은 더욱 화려하다. 전대미문의 17연승 기록을 세운 디펜딩 챔피언 미스터파크(18전 17승)을 비롯해 부산광역시장배 우승마인 연승대로(37전 15승), 대통령배 2연패에 빛나는 당대불패(20전 13승),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우승마인 동서정벌(12전 7승) 등이 포진해 있다.
몇몇 경마 전문가들은 스마티문학의 활약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스마티문학은 뛰어난 초반 스피드뿐만 아니라 500㎏이 넘는 당당한 체구에, 무엇보다 결승선 전방 200m 주파기록을 나타내는 ‘G-1F’기록이 4~5세 전성기의 경주마 수준인 12초대 초중반을 기록할 정도로 뒷심이 좋다”며 지기 싫어하는 근성이 뛰어나 거물급 외산마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스마티문학도 단점은 있다. 당당한 체격과 강한 승부근성을 지녔지만 네 다리 모두 구절, 즉 발굽부터 첫 관절까지의 각도가 다른 말에 비해 꼿꼿하게 서 있는 형태여서 운동기 질환에 약할 수도 있는 체형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다.
◇흥미진진 2011 그랑프리
2세마 스마티문학의 무모하리만치 겁없는 도전으로 이래저래 2011 그랑프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가장 흥미진진할 전망이다. 대통령배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지난해 그랑프리에서 쓴 맛을 본 당대불패, 지난해에 이어 그랑프리 2연패를 노리고 있는 미스터파크, 그랑프리 우승으로 최강 외산마의 명성을 확인하려는 터프윈, 포입마를 설움을 씻겠다는 에이스갤러퍼, ‘대로형제’의 자존심을 살리겠다는 연승대로와 천년대로 등 저마다 이유있는 출사표를 던진 경주마들의 한판 승부가 12월 11일 과천벌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