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美프로농구, 12월 25일 개막..‘반갑다 NBA’
농구팬들이 푸짐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다. NBA 2011-12시즌이 직장폐쇄를 뚫고 12월 25일에 막을 올린다.
데이비드 스턴 NBA 커미셔너는 지난 26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폐쇄에 돌입했던 NBA 구단주와 선수들이 오늘 15시간에 이르는 마라톤 협상을 벌인 결과 잠정적으로 합의점을 찾아 내달 25일에 시즌을 개막할 예정”이라며 직장폐쇄가 사실상 끝났음을 발표했다. 스턴은 “아직 일부 조율해야 할 부분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제 구단주와 선수들의 승인 투표만 남았다. 구단주 29명 가운데 15명(뉴올리언스는 NBA가 운영)이, 선수들은 선수노조를 회생시킨 뒤 430명 가운데 역시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지면 바로 직장폐쇄가 공식적으로 풀린다.
몇 몇 농구 관계자들의 주장과 달리, 2011-12시즌이 통째로 사라질 가능성은 애초부터 거의 없었다. 한 시즌 동안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일 기회를 구단주와 선수 측이 모두 걷어찬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기 때문. 선수들은 최근 선수노조를 해체시킨 뒤 NBA를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혐의로 LA와 미네소타 법원에 고소장까지 접수시켰으나 이 역시 협상에 필요한 ‘쇼’에 불과했다.
이번 직장폐쇄가 오랫동안 지속됐던 주 이유는 바로 BRI(Basketball Related Income: 농구관련 수익분배) 때문이었다. 결국 선수들은 49~최고 51.2%를 받는다는데 합의, 직장폐쇄의 족쇄를 풀었다. 종전까지는 선수노조가 57%의 수익을 가져갔으나 30개 팀 가운데 22개팀이 손실을 봐 BRI가 직장폐쇄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결국 구단주들의 완승이라는 평이다. 구단주들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선수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안그래도 돈낭비가 심하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 몇 몇은 월급을 못받은 것에 트위터 등을 통해 불만을 터트리는 등 선수들간 내분이 적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NBA 트레이닝 캠프는 12월 9일에 열리며 자유계약선수(FA) 협상도 시작된다. 그러나 2011-12시즌은 직장폐쇄가 오래 지속됨에 따라 팀당 82경기에서 66경기로 축소운영 된다. 때문에 선수들은 원래 책정된 연봉 가운데 80.5%만 받는다.
내년 6월 말이면 NBA 파이널까지 마쳐야 하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선 백투백(이틀 연속) 경기도 열릴 전망이다.
새 시즌은 트리플 헤더(3경기)로 활짝 열어젖힌다. 보스턴 셀틱스와 뉴욕 닉스의 맞대결에 이어 마이애미 히트가 디펜딩 챔피언 댈러스 매버릭스와 파이널 재대결을 펼친다. 이어 새 사령탑으로 마이크 브라운을 앉힌 LA 레이커스는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지난 시즌 MVP 데릭 로즈가 이끄는 시카고 불스와 격돌한다.
한편, ‘농구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NBA 노사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잘된 일(good deal)”이라며 환영했다. 공교롭게도 오바마는 추수감사절 연휴기간인 이날 특별한 공식일정 없이 농구와 함께 하며 하루를 보냈다. 오바마는 이날 오전 백악관 인근의 포트 맥네어 군기지에서 수행비서인 레지 러브와 함께 농구 연습을 했다. 상원의원 시절부터 수행비서를 해온 러브는 듀크대 농구팀 주장 출신이기도 하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날 대통령의 하루 일정이 온통 농구와 관련되자 “농구와 함께 하는 토요일(basketball Saturday)”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원용석 중앙일보USA 기자 [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