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배우 주원(24)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KBS 주말극 '오작교 형제들'이 시청률 30%를 넘기고 있는 가운데 데뷔 첫 영화인 '특수본'(11월 24일 개봉)의 흥행까지 경사가 겹쳤다. 그는 데뷔전 강동원과 닮은 꼴 외모로 이목을 끌었지만 항상 꼬리표처럼 연기에 대한 물음표를 달고 다녔다. 하지만 작품을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그에게 쏟아졌던 '물음표'를 점차 '느낌표'로 바꿔가고 있다. 영화 '특수본'에서 선배 엄태웅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카리스마 형사 김호룡으로 변신한 주원과의 일문일답.
-엄태웅과의 호흡은 어땠나.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웃음) 무엇보다 형 때문에 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영화가 처음이고 부족한 게 많은데도 '몇 시간씩 찍어도 괜찮으니까 마음대로 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다."
- 원래부터 친분이 있었나.
"소속사가 같지만 회식 때나 가끔 보는 선배였다.(웃음) 그러나 이번 작품을 같이 하면서 인간적인 매력에 반하게 됐다. 왜 사람들이 '엄포스'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다."
- 어떤 면에 반한 건가.
"평소 '1박2일'에선 순수하고 수줍어하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 촬영에 들어가면 순간적으로 남성적인 느낌을 확 끌어올렸다. 역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노메이크업으로 촬영했는데 포스가 상당했다.(웃음)"
- 극 중 논리적이고 차가운 형사 역을 맡았는데.
"실제 성격하고는 많이 다르다. 원래는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인 것 같다. 극 중 내가 맡은 김호룡이라는 캐릭터는 상대방과의 대립과 갈등을 수시로 반복한다. 나는 사람과 부딪치는 것을 싫어한다. 완전 180도 다르다고 보면 된다."
- 성격과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영화 촬영 전에 범죄 심리 책을 20권 정도 사서 읽었다. 비슷한 종류의 '미드'도 빠짐없이 챙겨봤다. 무엇보다 캐릭터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주머니에 손 넣은 모습, 다리 꼬는 모습 등 행동심리를 집중적으로 공부해 사실감을 살리고 싶었다."
- 마침 KBS '오작교 형제들'에서도 형사 역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까 올해는 형사 역할만 하게 됐다. 두 형사의 차이점을 찾아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색다른 묘미가 될 것이다.(웃음)"
- '제빵왕 김탁구'에 출연했던 배우들과 연락은 자주하나.
"서로 다른 작품을 찍다보니까 예전만큼은 못하는 것 같다. 지금은 '오작교 형제들' 3형제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면서 연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너무 좋은 형들이다"
- 강동원을 닮았다는 얘기는 이제 지겹지 않나.
"거울을 보면서도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웃음) 그냥 사진이나 캡처를 보면서 한 두 번 느꼈을 정도? 닮았다는 얘기를 듣는 것은 영광이다. 덕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 최근 유이와 핑크빛 로맨스가 화제였는데.
"요즘 인터뷰만 하면 최대 관심사가 유이가 되버렸다. 영화 마지막 촬영이 '오작교 형제들' 촬영 날하고 겹쳤었는데 현장이 난리가 났었다. 태웅이형은 영화 제작발표회 때 날 보자마자 "유이 잘지내?"라고 안부 인사를 물었고 드라마를 본 후에는 '유이 예쁘다'는 문자를 보냈다. 친하게 지내는 후배이자 동생이다.(웃음)”
- 유이가 대학교 후배인데 원래부터 친했나.
"학교(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다닐 때 굉장히 아끼는 후배 중 한 명이었다. 난 과대표같이 후배들을 이끄는 선배였는데 유이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도 과 생활을 정말 열심히 했다. 선배 입장에서 미워할 수 없는 후배다."
- 첫 영화를 마치고 무슨 느낌이 들었나.
"조그만 트러블도 하나 없었을 정도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이게 바로 '팀워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연기 인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작품이었다. 좋은 선배·스태프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