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집 '집시의 시간'을 내놓고 집시 스타일의 기타 연주를 국내에 소개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재즈·크로스오버 연주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발표한 2집 '슬픔의 피에스타'에서는 한층 세련되고 대중적인 음악으로 집시 음악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박주원은 "집시 음악이라고 하면 멀게 느껴지지만, 집시 민족에게는 한국인과 같은 한이 서려있고 구슬픈 선율은 가요와 일맥상통한다. 대중적으로도 충분히 성과를 낼 만한 장르다"고 소개했다.
-집시 음악의 선구자다. "집시 음악이라는 장르를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것이 나라는 이야기는 들었다. 워낙 어려서부터 듣던 음악이라 자연스럽게 시도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한국인의 정서와 집시 민족의 한은 묘한 어울림이 있다. 어렵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호화 피처링이 눈에 띈다. "거물급 뮤지션들이라 그런지 많은 도움이 됐다. '방랑자'라는 곡에서는 최백호 선생님, '빈대떡 신사'는 정엽 형이, '애인'은 피아니스트 김광민 선배가 도와주셨다. 워낙 각별한 분들이라, 흔쾌히 응해주셨다."
-'방랑자'라는 곡은 최백호의 '낭만을 위하여'와 느낌이 비슷하다. "바이올린 연주곡으로 쓴 곡인데 완성을 하고 나니, '최백호'라는 3글자가 딱 떠오르더라. 선생님의 방랑자 같은 행적을 고려해서 가사를 붙였다. 임재범 형이 대중에게 다소 포악한 이미지가 있는 방랑자라면 최백호 선생님은 선량한 집시 느낌이다."
-기타는 어떻게 배우게 됐나. "10살 때 클래식 기타를 처음 잡았다. 곧잘 치게 되니, 아버지가 친구들과 곱창집에서 소주를 마시다가도 날 불러서 연주를 시켰다. 그 땐 꿈이 경찰관이었는데, 우연히 스페인 작곡가의 곡을 듣고 연주하게 되면서 기타에 빠졌다."
-영향을 받은 기타리스트가 있나. "신대철 선배를 제일 좋아한다. 헤비메탈 그룹 시나위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내 로망이었다. 80년대 그룹이 아직까지 국내 록 음악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특히 신대철 선배는 메탈로 시작해서 하드록·얼터너티브·블루스에 이르기까지 음악적 변화를 꾸준히 시도했다. 뭘 해도 잘 어울린다."
-헤비메탈 그룹에서도 연주를 했다. "2001년부터 약 2년간 헤비메탈 그룹 시리우스에서 활동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클래식 기타 반에 들어갔는데, 완전 위장 서클이었다. 록커들만 죽치고 있었는데 자기들은 결국 공부를 해야 한다며 빠지면서도, 나는 재능이 있다며 계속 시켰다. 그렇게 록음악에 빠졌다가, 대학 친구 3명과 록밴드를 만들었다."
-향후 계획은. "역시 공연이다. 예능 프로그램까지 출연해서, 나를 알렸으니 이제는 공연에서 직접 소통하고 싶다. 재범 형과 재즈 공연도 하고 싶다. 형이 부르는 '베사메무초'에 반주를 넣고 싶다."
-MBC '바람에 실려'에 출연했다. "재범 형의 음악 세계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라, 형의 색깔을 알고 이해하는 연주자가 필요했다. 난 2004년부터 형과 공연을 다녔고, 다양한 음악을 표현한다는 면에서 비슷한 점도 많았다. 하광훈 선생님이 직접 제안하셨고, 한 달간 미국으로 음악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예능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오히려 기대감이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대중적으로는 무명에 가깝지 않나. 인지도를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청률은 잘 나오지 않았지만 전작인 '집드림' 보다는 높지 않았나."
-임재범의 실제 성격은. "성깔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사악하지는 않다. 만화에 나오는 귀여운 도깨비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음악하는 뮤지션에게는 항상 친절하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다. "재미보다는 섬뜩했던 적이 있다. 재범 형이 야외무대에서 노래를 하는데, 공연 관계자가 시간이 초과됐다며 전기 스위치를 내려버렸다. 형이 노래를 하다가 갑자기 마이크가 나오지 않는 순간이라, 밴드는 물론이고 제작진까지 초긴장했다. '이젠 한바탕 난리가 나겠구나'라고 체념하는 순간, 형이 '우리는 손님이고 여기 법을 따르자'며 오히려 우리를 위로했다."
-해군 홍보단에도 있었다. "해군 홍보단에 들어가려면, 뽕짝은 필수다. 섬에서 공연을 하는데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곡 위주로 선곡한다. MC병에 밴드, 가수로 구성되있는데,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친다. MC병은 만담에서 빵 터뜨리지 못하면 기합을 받고, 밴드는 뽕짝 100곡을 연주 해야 무대에 설 수 있다. 선인병들이 곡의 숙지 상태를 체크하는 것을 일명 ‘뽕짝 점검’이라고 하는데, 2주간 100곡을 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