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23·광주 FC)는 '깜짝 스타'다. 2011 K-리그 개막 직전까지만 해도 신생팀 광주에서 신인상 수상자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승기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광주의 돌풍을 주도하며 마침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지난달에는 A대표팀에서 데뷔전까지 치렀다. 지난 6일 열린 2011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그의 당당한 모습은 지난 2월 "제가 신인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모습과 딴판이었다. 어느새 자신감 넘치는 '광주의 중심 선수'가 돼 있었다.
이승기는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가 이런 인터뷰도 해보고 참 신기하네요"라며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말했다. '스타에게 묻는다'라는 인터뷰 코너를 설명할 때는 "제가 스타에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최만희(광주 감독)
-신인상 다시 한 번 축하한다. 수상 소감에서는 가수 이승기를 넘어서는 축구선수 이승기가 되겠다고 했지. 근데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감독님, 감사합니다. 먼저 얼굴부터 가수 이승기씨와 많이 달라서 큰일입니다. 피부도 까맣고 주근깨가 많아서 보완이 절실합니다(웃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축구실력이겠죠. 제가 해외로 가서 박지성 선배님처럼 되지 않는 이상 가수 이승기씨를 넘어서는 건 힘들 것 같아요. 그 정도의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는 뜻이었어요."
-2011년에는 신인상을 받았으니까 2012년에도 하나 받아야지. 뭐 받을래. 나랑 약속하자.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부담돼요. 일단 다음 시즌 목표는 베스트11 입니다. 올해 베스트11 후보에서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이름이 올라가 아쉬웠어요. 전북 에닝요 선수와 경합을 해서 사실상 기대를 하지 않았죠. 내년에는 원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드에서 경쟁을 해보고 싶어요."
김동섭 광주 공격수
▶김동섭(광주 공격수)
-형은 볼 때마다 차분하고 침착한 것 같아요. 그런 형도 이불을 발로 차며 괴로워할 정도로 부끄러웠던 적이 있나요.
"올해 겪었던 일이야. TV에 내 모습이 나오면 너무 부끄러워서 숨고 싶었어. 나는 분명히 서울말을 했는데 TV에서는 자꾸 전라도 사투리가 들려. 목소리와 얼굴도 다른 사람 같아. 긴 인터뷰 영상을 보다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계속 못 보겠어. 단 한 번도 인터뷰 영상을 끝까지 봐본 적이 없어. 이번 시상식 소감도 인터넷 다시보기로 절반 정도 보다가 꺼버렸다. 내년에는 인터뷰를 좀 더 잘하지 않을까."
▶유종현(광주 수비수)
-상금 500만원을 받아놓고 고작 맥반석 계란을 사겠다는 건 무슨 행동이니. 다시 잘 생각해봐라.
"아직 통장에 500만원이 안 들어왔어. 그래서 '팀 동료들에게 어떤 걸 사줄까'하고 고민 중이야. 적어도 계란은 아니니까 걱정 마. 그리고 너는 자꾸 소고기를 사라고 하는데, 소고기가 얼마인 줄 알고 물어보는 거니. 적당한 메뉴를 생각하고 있어. 근데 너는 1년 내내 '한턱쏴'라고 말하고 다니더라. 그런데 너는 정작 한 번도 안 사는 것 보면 참 대단한 친구인 것 같아. 하하."
-요즘 옛날에 입던 옷을 다 버린다는 소문이 있어. 유명해지면서 어깨에 기왓장이 올라가 옷이 잘 안 맞는다며. 소문이 진실이니.
"과장이 참 심하구나(웃음). 나한테 요즘 말도 잘 안 걸던데 무슨 불만 있니. 요즘 트레이닝복만 입고 다녀서 옷이 필요 없어. 종현아, 내 방으로 잠깐 와. 이야기 좀 하자."
▶김은선(광주 새 주장)
-요즘 인기가 참 많아진 것 같던데. 도대체 휴대폰에 여자 번호가 몇 개 정도 있니.
"알면서 물어보는 것 같네. 너나 나나 숙소에 처박혀 있는 성격이잖아. 진짜 이성 친구 번호는 거의 없어. 항상 동성 친구들과만 연락하고 있지. 외롭긴 한데 지금은 축구에 집중해야할 때라고 생각해. 그런데 남자가 여자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고 너도 그렇잖아.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