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물색 중인 대한축구협회가 스웨덴 출신의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63) 감독과 접촉 중이다. 축구협회와 지도자 모두 협상에 적극적이라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
축구협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16일 "에릭손 감독이 최근 자신의 에이전트를 통해 '한국축구대표팀을 맡아 보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와 직접 만나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축구계 인사도 "에릭손 감독이 한국축구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령탑 부임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 전했다. 이와 관련해 A대표팀 사령탑 인선 작업을 이끌고 있는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조만간 유럽으로 떠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황보 위원장은 13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기술위원회 첫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12월 말까지 조광래 전 감독의 후임자 선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표팀을 이끈 경력이 풍부하고 단기간에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 한국축구 특유의 정서를 잘 이해하는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기준도 공개했다. 이후 황보 위원장은 본격적으로 새 사령탑 후보자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오이타 트리니타(일본)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친분을 쌓은 일본 쪽 지인들을 통해 유럽 무대에서 활동 중인 지도자들의 의사를 타진했다. 그 중 한국대표팀 감독 부임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낸 일부 지도자들을 협상용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여러 후보자 중 에릭손 감독은 네임밸류를 고려할 때 최우선 협상 대상으로 손색이 없는 인물이다.
에릭손 감독 영입 과정의 가장 큰 변수는 연봉이다. 그는 과거 잉글랜드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매년 500만파운드(90억원)를 받던 고액연봉자였다. 근래에는 성적 부진, 유럽 경제의 불황 등으로 인해 몸값이 상당부분 떨어진 상태다. 한국축구대표팀 부임 조건으로 20억~30억원 정도의 연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알 힐랄(사우디 아라비아)과 협상할 때 구단 측에 제시한 몸값 또한 120만파운드(22억원) 수준이었다. 축구협회는 가급적 몸값을 낮추길 원하고 있다.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은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출전'이라는 메리트를 노려볼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에릭손 감독의 양보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