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124승 투수 박찬호는 2012년 한국 프로야구는 새로운 궤도에 진입했다. 일본 프로야구라는 새 궤도에 진입한 이대호는 기대 만큼의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숱한 별들 가운데 2012년 가장 빛날 선수는 지금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까.
①박찬호는 10승 투수가 가능할까.
박찬호(39)는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최다승(124승)' 등 화려한 수식어를 뒤로 하고 올해 고향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뛴다. 거액의 몸값을 받을 수 있었지만 포기했다. 하지만 지난 세 시즌 동안 최하위 2회, 공동 6위 1회에 그친 한화는 박찬호에게 '실적'도 기대하고 있다. 아직 한대화 한화 감독은 박찬호의 보직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응답자 31명 가운데 77.4%인 24명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나이도 있고, 예전보다 힘이 떨어졌겠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에서 100승을 넘긴 투수 아닌가"라고 밝혔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경험 외에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라며 10승 가능성을 높이 샀다. 같은 메이저리그 출신인 두산 김선우는 "그동안의 경험과 실력은 결국 이어지는 것"이라며 "박 선배는 준비 과정이 남다른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오랫동안 투수 생활을 했던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코치도 "지금까지 보여준 실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찬호를 상대해야 할 현역 타자들도 6대2로 박찬호의 10승 가능성을 점쳤다. 삼성 최형우는 "박 선배는 타자를 요리하는 법을 아는 투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호와 국가대표로 함께 뛰었던 롯데 홍성흔은 "타자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투수"라고 평했다.
문제는 체력. LG 이대진은 "10승이 가능하다"고 밝히면서도 "오랫동안 훈련을 쉬었을 것이다. 개막전까지 몸을 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현 LG 코치도 "시즌 끝까지 선발로 던질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②이대호는 20홈런이 가능할까.
이대호는 지난해 롯데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가 총액 7억6000만엔(약 111억원)에 계약했다. 역대 한국 출신 선수의 일본 진출 조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오릭스가 이대호에게 거액을 투자한 이유는 그가 '거포'이기 때문이다. 일본프로야구는 공인구 교체 뒤 극심한 투고타저와 장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타격 3관왕을 두 번 차지한 이대호는 오릭스의 거포 갈증을 해소해 줄 선수다.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은 구단 수뇌부에 "(이대호와 같은) 오른손 거포를 영입해준다면 반드시 우승을 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역대 한국 타자의 일본 데뷔 시즌 최다 홈런은 김태균(2009년 지바 롯데)의 21홈런이다. 이승엽도 2004년 14홈런을 치는 데 그쳤다. 2012년은 당시보다 홈런에 더 불리한 환경이다. 하지만 설문 응답자 가운데 무려 90.3%인 28명이 "이대호라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삼성 배영수는 "20개가 뭔가, 30홈런도 가능하다. 이대호는 한국 최고의 타자"라고 응답했다. 두산 이종욱도 "이대호는 30홈런을 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홈런의 가능성은 이대호가 힘만 앞세우는 타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나왔다. LG 우규민은 "이대호 선배는 힘과 정교함을 모두 갖춘 선수"라고 밝혔다. 두산 김선우도 "이대호의 맞추는 능력은 최고 수준이다. 변화구든, 어려운 코스든 대응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SK 박정권은 "이대호의 강점은 선구안"이라며 "일본 투수들이 가장 자신있는 분야는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다 볼이 되는 변화구다. 이대호라면 이 공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롯데 동료들은 어떨까. 롯데 포수 강민호는 "이대호 선배는 근성이 강한 선수다. 낯선 환경이라고 해서 적응하지 못할 사람이 아니다"며 "20홈런을 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대호와 중심타선에서 짝을 이뤘던 홍성흔은 "꼼꼼한 타자다. 나름의 데이터를 만들어 연구할 것"이라고 했다. 투수 송승준은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평했다.
③2012년 MVP는?
2011년 프로야구 MVP는 KIA의 투수 4관왕 윤석민이었다. 삼성의 세이브왕 오승환과 홈런·타점왕 최형우가 윤석민과 경합했다. 하지만 2012년 MVP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은 '복수 및 무응답'(11표·35.5%)이었다. 2006년 이후 최고 타자로 군림했던 롯데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났고, 그 이전 최고로 꼽혔던 이승엽과 김태균이 복귀했다. 투수 가운데선 지난해 동반 부진했던 한화 류현진과 SK 김광현도 윤석민과 최고 투수 자리를 놓고 다툴 전망이다. 그런 만큼 2012년 MVP 경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선수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모두 5명(16.1%)으로부터 MVP 후보로 지목됐다. 류현진은 신인이던 2006년 MVP를 따낸 경력이 있다. 윤석민을 MVP로 꼽은 응답자 가운데 한 명은 바로 지난해 MVP 윤석민이었다. 윤석민은 "류현진은 말이 필요없는 최고 투수"라고 밝혔다. 조계현 LG 투수 코치는 "류현진은 지난해 몸이 좋지 않아 주춤했다. 하지만 지난해 경험은 휴식과 약이 됐을 것"이라며 응답 이유를 밝혔다. 김성갑 넥센 코치는 "류현진은 10승은 쉽게 할 수 있는 투수다. 한화 전력이 강화됐으니 15승도 가벼울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이 지목됐다. 김정준 SBS ESPN 해설위원은 "MVP는 삼성에서 나올 것 같다. 후보는 이승엽"이라며 "해외 복귀 선수 가운데 가장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삼성 최형우는 "이승엽 선배는 옆에서 지켜만 봐도 힘이 느껴진다"고 평했다. 롯데 강민호는 "해외에서 돌아온 선배 가운데 한 분이 받았으면 좋겠다"면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갖고 있는 이승엽 선배가 받으면 보기 좋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MVP 윤석민은 두 표를 받았다. 주형광 롯데 투수코치는 "윤석민은 공을 던질 줄 알고, 게임을 운영하는 법을 안다. 빠른공과 제구력을 모두 갖춘 투수"라고 밝혔다. 이순철 KIA 수석코치는 "류현진·김광현·윤석민 가운데 한 명이다. 단 한 명을 꼽으라면 윤석민"이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