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2·고려대)를 다시 은반 위에서 볼 수 있을까. 익명으로 진행된 설문에서 스무 명의 스포츠 전문가 및 빙상인 중 10명은 김연아가 2012-13 시즌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그러나 복귀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9명이나 됐다. 대답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이도 1명 있었다.
아직 김연아가 은퇴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무대를 떠난 것이라고 본 전문가가 절반 가까이 된 셈이다.
김연아는 올해 3월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다음 시즌(2011-12)에 열리는 모든 대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김연아의 복귀를 바라는 팬들의 바람이 크다. 김연아가 정상에 있을 때 화려하게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는 의견도 많다.
일간스포츠 설문에 응한 피겨 전문가들은 김연아의 승부욕과 현재 몸 상태를 복귀가 가능한 이유로 꼽았다. 한 빙상연맹 관계자는 "김연아가 태릉선수촌에 매일 나와 정해진 스케줄대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김연아에게 달린 문제이고,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국가대표로서 훈련에 충실히 임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내년 시즌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맹 관계자는 "사실 김연아가 복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지금 그만두기엔 아깝다. 지금 나가도 1등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A심판위원은 "기대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 부분만 이겨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를 지도한 적이 있는 B코치는 "그만 둘 것 같으면 지금 같은 연습은 하지 않을 것이다. '명예'라는 관점을 따지면 아직 갈 길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복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이들은 김연아의 향후 진로와 연관지어 말했다. C코치는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좋은 성적은 없다. 그동안 사생활도 거의 없었고, 학생으로서 삶도 못 누렸다. 그런 시간을 보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 D는 "좋은 모습으로 있을 때 물러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자 E는 "누구보다 힘들어하는 것을 옆에서 봤다. 세계선수권에 나간 것만해도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연아가 공식적으로 은퇴를 하지 않는 것은 아이스쇼를 하거나, 기업 후원을 받을 때 현역 신분을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연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회피하는 부담스러워하는 피겨계 분위기 때문에 이번 설문은 무기명으로 실시했다. 응답자는 피겨 관계자 20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