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파주 NFC(국가대표훈련센터)에 모인 올림픽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화려한 염색으로 화제를 모았다. 윤빛가람(22·성남 일화)이 빨강 머리를 하고 나타난데 이어 정동호(22·가이나레 돗토리)와 황도연(21·대전 시티즌)이 각각 노랗고 빨간 염색으로 변신하고 나타났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머리 스타일도 화제다. 포워드 양희종(28)이 지난 달 새빨간 색으로 염색해 '강백호 스타일'을 선보이는가 하면 신인 오세근(25)은 노랑 머리를 하고 코트를 누비고 있다. 이제 톡톡 튀는 헤어는 '객기'가 아니라 '개성'인 시대다.
◇염색으로 새해 의지 표현
빨강 머리를 한 윤빛가람이 5일 파주에 나타나자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햇빛을 받으면 짙은 와인 빛이 나는 염색 머리였다. 축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윤빛가람이 최근 진보라(재즈 피아니스트)와 열애설이 나더니 보라색 머리를 한 거냐"는 농담도 나왔다. 윤빛가람은 "특별한 계기가 있어 염색을 한 건 아니다. 내 스스로 변화를 주고 싶었다"며 "올해는 런던 올림픽 메달에 집중해야할 때다"고 강조했다.
정동호는 머리카락을 샛노랗게 탈색했다. 25명의 올림픽 대표팀 속에서도 눈에 확 띄었다. 그는 "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한해가 되고 싶어 머리색을 바꿨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황도연도 붉은색으로 염색을 하고 머리카락 가운데 부분을 세우는 일명 '베컴 머리'로 개성을 한껏 드러냈다.
톡톡 튀는 제자들을 바라보는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의 말이 더 재미있다. 홍 감독은 "머리 색만 바꾸면 뭐하나. 얼굴은 그대로 못생겼는데"라고 덧붙였다.
◇개성만점 KGC
프로농구 KGC는 20대의 젊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올 시즌 2위를 달리고 있다. 실력뿐 아니라 선수들의 개성도 눈에 확 띈다.
양희종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맞춰 머리를 빨갛게 염색했다. 그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며 이유를 밝혔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 오세근도 헤어스타일이 화려하다. 뒷머리를 길고 앞머리를 위쪽으로 바짝 세웠다. 왁스와 스프레이를 이용해 고정시켜 경기 중에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허재 전주 KCC 감독은 지난 3일 KGC와 대결을 앞두고 "오세근의 머리스타일은 아무리 뛰어다녀도 그대로더라. 도대체 비결이 뭐냐"고 취재진에 물었다. 이어 "요즘 농구선수들은 참 개성이 있다. 양희종의 빨간 머리를 봐라. 내가 농구 할때 그렇게 했으면 얼굴색이 머리색이 되도록 맞았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허 감독은 또 "우리 땐 '짱구파마'가 유행이었다. 오세근 같은 머리는 요즘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며 "농구도 잘하고 헤어스타일까지 멋지니 관중이 올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상범 KGC 감독은 "선수들 개성을 살려줘야 한다.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는 별말 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