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선수들이 경기하는 동안 남자 선수들은 파도타기 응원을 했다. 여자부 세리머니상을 받은 외국인 선수 미아(흥국생명)는 남자부 경기 중 교체 멤버로 들어가 김요한(LIG 손해보험)의 스파이크 서브를 받아냈다.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은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7시즌 만에 처음으로 남녀 통합 경기로 열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팬 투표와 한국배구연맹(KOVO) 전문위원회 추천으로 선발된 남녀 올스타 48명은 K스타팀과 V스타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했다. 1·3세트에서는 여자 선수들이 경기를 했고, 2·4세트에서는 남자부 선수들이 대포알 스파이크를 주고받았다.
선수들은 경기를 마음껏 즐기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4세트 중반에는 모든 선수들이 코트로 들어와 단체로 춤을 추는 깜짝 '플래시몹'을 선보였다. 수니아스(현대캐피탈)는 자신의 서브 차례가 되자 유니폼 상의를 벗어 남자 관중에게 넘긴 뒤 관중석에서 잠시 경기를 관전(?)했다. 수니아스는 경기 내내 톡톡 튀는 행동으로 분위기를 달궜다. 그는 마틴(대한항공)과 함께 볼보이로 변신해 공을 받고, 걸레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와 바닥을 닦기도 했다. 남자부 세리머니상을 받은 수니아스는 "늘 실수를 걱정한다. 단 하루, 오늘은 걱정 없이 코트에 섰다.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고 말했다.
국내 선수들도 감춰둔 끼를 선보였다. 신인 서재덕(KEPCO)은 스파이크를 성공시킨 뒤 팀 동료 최석기와 '불장난 댄스'를 춰 시선을 모았고, 문성민(현대캐피탈)은 일부러 상대팀 대기석으로 스파이크 서브를 넣은 뒤 천연덕스런 표정을 지었다. 안젤코(KEPCO)는 그런 문성민에게 달려들려는 자세를 취하며 장난을 쳤다. 여자부 V스타팀 선수들은 1세트에 전민정(흥국생명)이 중앙 공격을 성공시키자 단체로 '셔플댄스'를 췄다. 가장 빛난 별은 여자부 알레시아(IBK기업은행)와 남자부 김요한이었다. 알레시아는 여자부 최다인 12득점을 하며 MVP에 선정됐다. 라이벌 몬타뇨(KGC인삼공사)와 미아보다 두 배 많은 점수를 올렸다. 김요한은 남자부 최다인 6득점을 했다. 신영석(드림식스)과 같은 점수를 올렸지만 6득점 전부를 공격 득점으로 성공시켜 MVP의 영광을 안았다.
알레시아는 "MVP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올스타전을 즐겼지만 그래도 이기고 싶었다. 그 덕에 이런 좋은 상을 받았다"고 즐거워했다. 김요한은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MVP를 탔다. 더 잘하라는 뜻 아닐까. 날 밀어준 선배들에게 밥 한 끼 사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두 선수는 각각 상금 300만 원을 받았다.
K스타팀과 V스타팀은 세트스코어 2-2(18-25, 25-22, 15-8, 12-15)로 비겨 '동전던지기'를 통해 승부를 결정짓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복불복'에서 승리를 거머쥔 팀은 K스타팀이었다. K스타팀 감독과 선수들은 각각 상금 100만 원, V스타팀은 각각 50만 원씩을 상금으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