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아웃 조항을 둘러싼 견해 차이다. FC 서울은 선수의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게 국제적인 스탠다드이다. 하지만 경남과 수원은 인터내셔널룰과 로컬룰은 다르다며 김주영을 수원으로 트레이드한 것은 구단의 권한이라고 맞서고 있다.
▶서울 "경남은 바이아웃 규정 지켜라"
FC서울은 경남FC가 룰을 깨고 편법으로 김주영(24)을 수원 삼성으로 보내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 관계자는 "지난해 경남이 프로축구연맹에 제출한 김주영의 공식계약서에 바이아웃 조항(이적료 7억원 이상을 지불하면 타구단으로 이적 가능)이 명시돼 있다. 올해 초 우리는 7억원을 경남에 지급하고 김주영을 데려올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경남이 선수 보강을 원하면서 이적료 금액을 낮추고 공격수+현금의 트레이드를 서울에 요구했다. 경남은 이적료만 받고 김주영을 서울에 보내지 않고, 선수 보강을 욕심낸 것이다. 서울이 트레이드 제안을 거부하자 수원과의 트레이드로 방향을 틀었다. 서울행을 원한 선수 의사는 조금도 반영되지 않았다.
서울은 지난주 프로축구연맹에 이적분쟁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울 관계자는 "법률 자문을 통해 선수 권익이 우선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무엇보다 선수가 서울에서 뛰고 싶다고 하는데 안타깝다"며 "만약 김주영을 수원으로 트레이드한다면 바이아웃 조항은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경남 "서울이 나설 일 아니다"
경남은 “FC서울이 반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해했다. 경남 관계자는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 하지만 김주영과 경남이 풀어야 할 문제다. 왜 서울이 조정신청을 하며 나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아무런 선수 영입 없이 김주영을 내주기는 아까워 서울과 트레이드 협의를 했다. 카드가 맞지 않아 불발됐다. 우리는 마지막까지 원만히 협의를 하자던 입장이었다"며 서울의 태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서울이 바이아웃 금액을 충족시킨 상황에서 경남이 맘대로 선수를 보내지 않은 것은 문제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김주영에 대해서는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승강제를 앞두고 김주영에게 올해까지만 남아달라고 부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주영은 경남 수비의 핵이다. 김주영을 중심으로 수비라인을 구성하기 위해 이경렬도 내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김주영이 2010년 12월 국가대표팀에서 무릎부상을 당했을 때도 구단 비용으로 독일에 보내 재활을 시켜줬다"며 김주영이 구단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욕심을 부리는 점을 아쉬워했다.
▶수원 “규정 지킨 트레이드다”
수원은 김주영의 이적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수원의 한 관계자는 "김주영은 경남과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선수다. 현행 K-리그 규정에 따르면 양 구단 간의 동의를 얻어 이뤄진 트레이드의 경우, 선수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서울과 경남의 선수 이적 논의가 불발됐기 때문에 경남이 수원과의 협상에 나선 것"이라면서 "자신들의 협상이 틀어지자 '선수의 의사'를 핑계로 타 팀 이적까지 막으려는 서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