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굵직한 해외파 선수의 국내 복귀가 가장 반가운 사람 중 한 명은 소속팀 감독일 것이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수퍼스타인 박찬호(39·한화)와 이승엽(36·삼성), 김태균(30·한화), 김병현(33·넥센)은 분명 팀에 큰 보탬이 될 선수들이다. 세 팀의 사령탑은 이들에 어떤 점을 바라고 있을까. 또 어떻게 활용할까.
세 감독의 기대치는 선수마다 조금씩 다르다. 김태균은 전성기를 맞을 시기다. 이승엽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15홈런을 쳐 힘이 남아 있지만 박찬호는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들고 있다. 오랫동안 1군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김병현은 실전 감각이 미지수다. 넷 모두 최고의 시절이 있었지만 현재의 기량과 몸 상태에는 차이가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해 오릭스에서 뛴 이승엽에 대해 "30홈런은 거뜬하다"고 장담했다. 그는 "아무래도 일본프로야구 투수의 수준이 한국보다는 높지 않겠나. 그 정도는 쳐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대화 한화 감독이 김태균에 거는 기대치는 그 이상이다. 그는 김태균이 몇 개의 홈런을 칠 것이라고 하진 않았지만 "김태균이 이승엽보다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두 축이었던 박찬호와 김병현에 대한 희망도 작진 않다.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를 두고 "기대는 나중에 해도 될 것 같다"면서도 내심 10승 이상 해주길 바란다. 18일 미국에서 김병현 영입 소식을 접한 김시진 넥센 감독은 "최고의 재능을 가진 투수다. 갈고 닦는 게 내 임무"라고 했다. 두 선수는 몸 상태에 물음표가 붙어 있지만 빅리그 경험과 노하우는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다.
세 감독이 갖는 공통적인 바람도 있다. 솔선수범해 후배들의 멘토가 돼달라는 것이다. 박찬호는 팀의 최선임이며, 이승엽은 진갑용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류중일 감독과 한대화 감독은 "모범이 돼 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태균은 선배와 후배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네 선수의 활용 방안은 기대치에 따라 엇갈린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을 3번 타자로, 한대화 감독은 김태균을 4번 타자로 기용하겠다고 일찌감치 못 박았다. 박찬호와 김병현의 경우는 좀 다르다. "스프링캠프에서 몸 상태를 지켜보고 보직을 결정하겠다"는 게 한대화 감독과 김시진 감독의 공통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