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다은(27)이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70년대가 배경인 MBC 월화극 '빛과 그림자'에서 밝고 쾌활한 명희 역을 열연하며 극에 신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짙은 복고풍에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남상미(28)·손담비(29)와 함께 20대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극에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눈물의 여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특히, SBS 주말극 '내일이 오면'에서는 하석진을 짝사랑하는 오수정 역을 맡아, 일주일 동안 40여년의 시간을 오가며 눈코뜰새 없이 촬영에만 몰두하고 있다. 슈퍼맨 못지 않은 체력과 열정으로 가득찬 신다은과의 따끈따끈한 일문입답.
-시청률이 갑자기 급등했는데.
"그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현장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웃음) 주변에서는 40%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SBS '자이언트'와 비교하며 응원의 말들을 많이 해준다. 부담이 되기도 하는데, 아직 50부작에 절반도 방송되지 않았으니까 앞으로 쭉쭉 올라갔으면 좋겠다."
- 2개의 드라마에 동시 출연 중인데 힘들지 않나.
"오히려 더 편하다. 하나는 현대극(내일이 오면)이고 다른 하나가 시대극(빛과 그림자)이다 보니 충돌되는 게 전혀 없다. 장르가 완전 달라서 집중하는데 훨씬 좋다. 욕심이 많아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 중인데 아직까지 힘에 부치거나 그렇진 않다. 오히려 행복한 마음에 촬영날짜만 기다리고 있다."
- 최근 안재욱한테 뺨을 맞았는데 아프지 않았나.
"정말 실제로 맞아야 리얼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촬영 이틀 전부터 실감나게 때려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오빠가 '나한테 맞으면 죽는다'며 때리는 시늉만 하셨다. TV에는 워낙 실감나게 나와서 그런지 엄마가 방송 직후 '괜찮냐'고 전화를 하셨다.(웃음)"
- '빛과 그림자'에서는 다양한 의상도 화제인데.
"소품 팀이 의상을 직접 제작해 주니까 너무 고맙고, 재밌다. 스태프들이 순식간에 나를 70년대 살고 있는 철 없는 명희로 만들어 주신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패션이야?'하는 말이 나왔는데, 컬러와 디자인이 모두 색달라서 지금은 볼 때 마다 신기할 뿐이다."
- 신다은하면 '뉴하트'의 김미미 역을 빼놓을 수 없는데.
"'뉴하트'를 찍을 때 정말 힘들었다. 미미는 어려움이 있으면 애교를 부리면서 웃어넘기고 갖은 아양을 다 떠는 캐릭터인데, 여자들이 싫어하는 것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대사의 절반 이상이 '아잉'이었는데, 지금 하라면 정말 못할 것 같다.(웃음) 지금까지도 미미와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듣는 걸 보면 임펙트가 정말 강했나보다."
- 그렇다면 실제 성격은 어떤가.
"굉장히 밝을 것 같지만 시니컬하고 예민한 부분도 많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보기보다는 조용하고 내성적이다."
- 그렇다면 항상 밝은 역할만 맡아서 고민이 크겠다.
"악역만 해도 고민은 마찬가지일 것 같다. 오히려 고아나 어렵게 사는 역을 많이 해서 부잣집 딸을 해보고 싶었다. 마침 이번 작품(빛과 그림자)에서 원하던 역을 맡았는데, 결국 극 초반에 집안이 망하더라. 운명이라고 생각했다.(웃음)"
- '단막극의 여인'이라는 별명도 있다.
"최근 출연했던 단막극이 좋은 평가를 받아서 그런 것 같다. '눈물의 여인'부터 '단막극의 여인'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별명이 늘어나고 있다. 단막극은 대본이 바로바로 나와서 연기하는데 정말 편하다. 반응이 빠른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데, 데뷔를 단막극으로 해서 그런지 항상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 예능 욕심은 없나.
"주변에서는 소녀 같고 말도 예쁘게 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데, 의외로 말이 좀 거칠다.(웃음) 순간순간 걸쭉한 말도 많이 해 방송에 나가서 사고 칠까봐 두렵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크게 욕심은 없다."
- 롤모델로 뽑는 연기자는.
"김혜자 선생님이다. 선생님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꿈이다. 데뷔 하기전에는 그게 어렵다는 것을 알지 못했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아직 한 번도 뵙지 못했는데, 실제로 만나면 눈도 마주치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