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2) 성남 일화 감독은 역시 ‘우승 청부사’였다. 신 감독이 이끄는 성남은 26일 홍콩에서 끝난 2012 아시안챌린지컵(4개국 클럽대항전)을 제패했다. 신 감독은 한 때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던 세르지오 파리아스 광저우 R&F(중국) 감독과 압신 고트비 시미즈 S-펄스(일본) 감독 모두에게 5-1 참패를 안기며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신 감독이 현역 시절을 포함해 성남에 안긴 17번째 공식 대회 우승이다. 신 감독은 27일 일간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서 “고트비 감독이 ‘성남은 베리 베리 스트롱팀이다’라고 하더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미전을 중계하던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이 ‘디펜딩챔피언’ 전북의 이흥실 감독대행이 경기를 보고 있다면 긴장하겠다고 하더라.
“과찬이다. 기존 선수들과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이 3주 남짓 손발을 맞췄는데 다행히 호흡이 잘 맞았다. 올 시즌 전북과 수원, 서울과 함께 성남이 빅4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우리 선수들의 몸 상태가 60~70% 밖에 올라오지 않았고, 윤빛가람(올림픽대표팀 차출)과 홍철, 사샤(이상 부상)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지고도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만족한다.”
-파리아스 감독과 고트비 감독을 한 수 지도했다.
“파리아스 감독에게는 자신 있다(신 감독은 파리아스와 맞대결에서 3승1무로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경기 후 똥 씹은 표정이더라. 고트비 감독은 ‘성남은 베리 베리 스트롱팀이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그래도 다음달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에서 예정된 리턴매치(평가전)은 양보하지 않겠다고 하더라.
사실 시미즈는 꼭 이기고 싶었다. 지난해 8월 한국 대표팀이 일본에 0-3 참패를 당하는 것을 TV로 지켜보며 마음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비록 클럽대항전이지만 2012년 첫 한·일전을 꼭 이기자고 선수들과 결의했다.”
-요반치치(세르비아)-한상운-에벨찡요-에벨톤(이상 브라질)으로 이어지는 공격진이 2경기에서 무려 8골을 합작했다.
“공격진의 파괴력이 적절하게 분산돼 상대 수비진을 괴롭힐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개개인 능력으로 넣은 골이 더 많다. 득점이 이뤄지지 않을 때를 대비해 다양한 패턴 플레이와 더 많은 공격 옵션을 준비하겠다.
수비진은 사샤(호주)가 가벼운 허벅지 근육통으로 결장한 가운데 센터백 듀오인 윤영선과 임종은이 잘해줬다. 더블 스쿼드 구축을 위해 중앙 수비수를 한 명 더 영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발 뒤꿈치 부상을 당한 홍철이 2월 초부터 축구화를 신고 훈련을 시작한다. 수비는 더 견고해질 것이다.”
-현역시절을 포함해 성남에 안긴 17번째 공식 대회 우승(선수로 14개, 지도자로 3개)이다.
“성남을 첫 우승 시키며 출발이 좋았다. 감독까지 쭉쭉 이어서 하다보니 우승이란 글자가 따라 다니는 것 같다. 하지만 우승에 다가가려면 상당한 노력은 물론 운이 따라야 한다. 더 많은 준비를 해 더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