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그콘서트'에 명품 게스트들의 출연이 끊이지않고 있다. 이승기 등 연예계 톱스타 뿐 아니라 김남일-김보민 아나운서 부부와 최명길 등 평소 예능프로그램에서 좀체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게스트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29일 방송에서는 중견아나운서 이금희가 '생활의 발견'에 메인급 캐릭터로 나와 웃음을 줬다. 농구선수 김주성도 '불편한 진실'에 깜짝출연했다. '개그콘서트'에 게스트가 이어지는 건 전국시청률 25%대를 훌쩍 넘어서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인기와 맞물린 결과. 하지만, 단순히 높은 인지도만으로 섭외하기 힘든 스타들을 줄지어 게스트로 내보내는 게 쉽지는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개그콘서트'에 명품 게스트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를 알아봤다.
▶웃음 통한 홍보효과 증명
'개그콘서트'에 게스트의 출연이 이어지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웃음을 통한 홍보효과가 증명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객석에서 '왕비호' 윤형빈의 독설을 듣는 정도의 소극적인 방식으로 출연했던 게스트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웃음을 유도하기 시작했고 그만큼 효과는 더 커졌다.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던 배우와 가수들이 적당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간미를 부각시키는데 성공을 거뒀다. 10분 남짓한 코너에 출연하는데도 임팩트가 강해 60분짜리 토크쇼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것 못지 않다는 분석이다.
연예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입장에서도 '빅 뉴스 거리'를 하나쯤은 내놔야하는 '신상털기' 수준의 토크쇼에 출연하는 것보다 무대를 즐기고 웃음을 주면서 홍보효과를 누리는게 더 부담이 없다"면서 "개그맨이 아닌데도 웃음을 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통해 '열심히 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개그콘서트'의 제작진 역시 "섹시한 이미지를 가진 김완선을 감수성에 출연시켜 '선정성에서 왔다'는 대사를 하게 만드는 등 게스트의 개성을 살리면서 프로그램과 게스트 개인 간의 동반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게스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기'와 '코너'를 찾아내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망가지면 끝장' 인식 바꿔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PD는 "망가지면 끝장이라는 연예계 관계자들의 인식을 바꾼 게 주효했다"고 게스트 섭외의 비결을 밝혔다. 지난해 7월 방송된 '600회 특집'이 계기가 됐다. 당시 '600회 특집'에는 제시카 고메즈와 손병호·2PM 택연·김정은 등 다양한 분야의 특급 게스트가 등장해 평소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드러냈다. 개그맨들과 함께 웃음을 주기 위해 좌충우돌했는데 이 방송이 나간후 게스트들은 '새로운 면을 선보였다'며 호평을 들었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개그콘서트 출연효과'를 증명하기 전 게스트를 섭외할 수 있었던 건 서수민PD가 가진 탄탄한 인맥의 영향이 컸다. 10여년간 개그프로그램 뿐 아니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까지 섭렵하는 동안 영화계와 가요계의 스타 및 관계자들과 인맥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600회 특집'의 게스트들이 화제가 된 후부터는 오히려 출연을 희망하는 게스트들이 이어지고 있어 굳이 인맥을 동원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특히 영화배우들의 경우 개봉시기와 맞물려 '개그콘서트'에 나가고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송중기도 '티끌모아 로맨스'의 개봉에 맞춰 먼저 '개그콘서트' 출연을 희망한 케이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