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승마단의 손봉각(38)은 현역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 3회 출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출전 등 국내 승마 장애물 선수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역 최고급 선수로 손꼽히는 손봉각으로부터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사진인가.
“2004년 그리스 아테네의 올림픽승마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장애물 경기 장면이다. 삼성승마단 시절이었고 나와 함께 한 말은 킴크리스토로 9살이었다. 이때 개인전에서 14위, 단체전에서 8위를 차지했다. 이 기록은 올림픽에서 아시아인이 얻은 기록 중 사우디아라비아 선수의 동메달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다. 장애물은 최고 높이가 170㎝이고 평균 높이가 155㎝나 됐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장애물 높이인데 마치 큰 장벽을 만나는 느낌이었다. 킴크리스토는 나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렇다할 입상 경력이 없었다. 나이에 비해서 경험이 많지 않아 올림픽에 출전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었다. 그런데 경기에서 기대이상으로 말이 잘 따라 주었다. 킴크리스토는 올림픽 이후 우크라이나의 재벌이 마주가 됐는데 독일의 유명선수를 우크라이나인으로 귀화시켜 라이더로 고용했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이사진이 기억에 남는 이유.
“올림픽 단체전 1라운드 사진으로 말과 나의 호흡이 잘 맞은 것 같고 말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의미도 있는 사진인데 이 경기에서 잘해 한국이 결승라운드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단체전은 지역 예선전에 100여개 나라가 참가하고 여기서 선발된 총 15개 국가가 올림픽에 출전하고 10개 나라가 결승라운드에 출전한다. 그 어려운 확률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1988년은 개최국 자격으로 진출했기에 의미가 조금 다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유럽에 나가 있는 선수도 많고 오래 도록 세계 무대에 도전했지만 개인 14위 또는 단체 8위의 기록에 아직 미치지 못했다.”
-올림픽 출전 당시를 회상하면.
“삼성승마단에 있을 때 올림픽 한게임을 뛰기 위해서 4년 동안 독일에 나가 있었다. 우리는 4년간 많은 땀과 열정·비용을 투자했는데 경기는 90초 안에 끝난다. 그래서 경기는 매 순간이 중요하다. 4년간의 노력을 90초 안에 집약해서 쏟아부을 수 있어야 한다. 경기당일 긴장이 많이 될 줄 알았는데 머리가 맑았고 집중할 수 있었다. 향후에 우리나라에 다시 올림픽 출전기회가 생기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2004년에 최선을 다했지만 시행착오도 있었고 경험이 없었다. 지금은 당시와 비교하며 우리는 충분히 노하우가 쌓여있다고 할 수 있다.”
-목표가 있다면.
“올림픽이 끝나고 7년간 국제무대에 서보지 못했다. 국내에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안이하게 시간을 보낸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올림픽·세계선수권·유럽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라이더스 투어 등에 다시 한번 출전해 여한 없이 겨뤄보는 것이다. 다시 2004년과 같은 여건이 된다면 그 이상으로 충분히 잘 할 자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