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2011-2012 시즌이 한창이다. 마지막 6라운드를 앞두고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가 찾아오고 있다.
부산 KT 조성민(29)은 소고기 마니아다. 지친 체력을 보충하는데 육류가 최고다. 그 중에서 으뜸은 역시 소고기. 지난 1월말 올스타 브레이크 때, KT 숙소가 있는 수원의 한 갈비집을 찾아간 조성민은 외박이나 휴식일에 개인적으로 와서 즐겨 먹는다고 소개했다.
이날의 메뉴는 소갈비였다. 부드러운 육질의 소고기가 담긴 접시를 건네받은 조성민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굽기 시작했다. 재빨리 뒤집고 한 입에 넣을 적당한 크기로 자르는 솜씨는 코트 위에서 상대 수비를 따돌릴 때처럼 경쾌해 보이기까지 했다. 조성민은 한번 앉으면 많은 양(5~6인분)을 먹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2~3인분 정도를 자주 먹는다고 했다.
-운동 선수는 잘 먹어야 할텐대. 어렸을 때는 어땠나.
"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 어려서 많이 못 먹어서인지 당시 키가 150cm 초반으로 작은 편이었다. 코치 선생님이 일주일에 한 번씩 불고기 등을 사주기도 했다."
-집에서는 어떤 보양식을 해줬나.
"체구가 작아 몸싸움에서 치이고, 많이 넘어지고 다치기도 했다. 부모님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운동을 그만두는 것이 어떻냐'고 하기도 했다. 장어를 주로 해주신 기억이 난다."
-어머니 요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고등학교까지 전주에서 다녔다. 하지만 합숙을 하느라 집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갈까말까 했다. 집에 가면 해물전골, 불고기전골 등 전골류를 주로 만들어주셨다. 가장 맛있었던 것은 꽃게와 소고기, 각종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해물전골이었다. 특별한 레시피가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조미료를 별로 안 넣은 것 같다. 약간 싱거우면서도 삼삼한 맛이랄까. 한번 푸짐하게 끓여놓으면 다음날까지 거뜬히 먹었다. 한 끼에 밥 2~3공기는 금방 해치웠다. 지금도 입맛이 없을 때는 어머니의 해물전골이 생각난다."
-전주가 고향이라고 들었다. 음식으로 소문난 곳인데.
"비빔밥, 콩나물국밥 등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어려서 비빔밥보다는 콩나물국밥을 좋아했다. 왠지 비빔밥은 쉽게 먹을 수 있어서인지 몰라도 특별나게 맛있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고향 음식이 있다면.
"가끔 부모님과 전주 인근의 화심온천을 다녔다. 온천을 다녀오는 길에 있는 순두부공장이 유명했다. 화심순두부가 별미였다. 부모님과 먹던 기억이 남아 있다."
유년 시절 고향 이야기로 몇 마디 나누다 보니 소고기는 '어서 먹어보라'는 듯이 금방 익어갔다. 좋아하는 고기를 앞에 둔 조성민에게 질문을 하기가 미안해졌다. 한 점씩 서로 먹어주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소고기도 여러 부위가 있는데 어떤 고기를 좋아하는가.
"다 좋아한다. 갈비살과 등심을 주로 시켜 먹는다. 고기 먹을 때는 사이드 음식은 거의 안 먹는 편이다. 고기를 먹고나면 밥 또는 냉면은 빠짐없이 먹는다"(이날 생갈비를 2~3인분 후딱 먹어치운 조성민은 따뜻한 된장찌개에 공기밥 한 그릇까지 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