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나쁜 놈들이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늑대개의 무시무시한 추격을 뿌리치고 간발의 차이로 3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국내 영화로는 올해 세 번째 300만 관객을 눈앞에 뒀지만, 전주 대비 예매율이 반 토막이 나 흥행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이번 주말이 롱런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2위 '하울링'
지난해 영화 '푸른소금'으로 흥행참패를 맛봤던 송강호의 절치부심 복귀작이다. 특히 '비몽'(08)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09) 등 송강호 못지않게 최근 출연 작품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이나영이 호흡을 맞춰 영화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살인 본능을 지닌 늑대개를 쫓는 강력계 만년 형사와 신참 여형사의 까칠한 호흡이 관전 포인트.
3위 '더 그레이'
'쉰들러 리스트'(94)의 리암 니슨이 돌아왔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만만치 않은 완성도로 충무로를 긴장시킨 할리우드 대표 신작이다. 우연치 않은 사고로 알 수 없는 설원에 조난당한 생존자들의 치열한 사투를 그린다. 서서히 조여 오는 죽음의 오싹함이 116분 런닝타임을 가득 채우고 있다.
4위 '토르:마법망치의 전설'
아이들의 마음을 훔쳤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유일하게 순위권에 들며 웰메이드 작품의 힘을 보여줬다. 영웅이 되고 싶은 주인공 토르가 마법망치 크러셔와 함께 악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모험담을 3D 영상으로 담아냈다. '대세' 개그맨 최효종이 더빙을 맡아 듣는 즐거움을 더했다는 평.
5위 '댄싱퀸'
이정도면 춤바람이 제대로 났다고 할 수 있다. 큰 폭의 예매율 하락 없이 무난히 순위권을 지켜냈다. 500만 관객을 돌파하면 오지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엄정화의 공약이 사정권에 들어왔다. '부러진 화살'과의 보이지 않는 경쟁에서도 우위를 보여 기쁨이 더 했다.
6위 '우먼 인 블랙'
'디 아더스'(01)와 '셔터 아일랜드'(10)의 명맥을 잇는 '명작' 미스터리 작품이다. '해리포터'의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주인공 아서 킵스 역을 맡아 더욱 화제다. 고립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고 치밀한 드라마가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7위 '부러진 화살'
화살촉이 무뎌졌다. 부러진 화살로 300만 관객을 명중했지만, 박스오피스에는 턱걸이하며 간신히 순위권에 들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로 '제2의 도가니'라는 호평을 받았지만, 460만 관객을 동원했던 '도가니'의 흥행성적을 따라잡기엔 힘이 부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