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에서 '안타제조기'로 불린 장훈(72)씨가 LG 타자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했다.
장씨는 20일 일본 오키나와의 LG의 스프링캠프를 방문했다. 일본 방송국 TBS 프로그램의 스포츠 코너 취재차 들른 것이었다. LG 구단 관계자는 "2주 전 오키나와에 있을 때 방송국으로부터 요청이 들어와 미리 협의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장씨는 평가전 일정이 없었던 LG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봤다. 공을 때리고 배팅 케이지에서 나오는 스위치히터 서동욱에게 다가가 "왼팔이 너무 처진다. 좀 올려보라"고 하는 등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지환, 이대형, 윤정우 등 다른 LG 타자들도 대선배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LG 관계자는 "가르친 건 아니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이렇게 고쳐보라'며 슬쩍 봐주셨다. 주로 타자로서 정신 자세와 마음가짐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장씨는 재일동포 출신으로 일본프로야구에서 23시즌을 뛰며 역대 최다인 3085안타를 친 대스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고문으로 한국프로야구 탄생과 발전에 힘썼고 이승엽과 김태균 등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던 선수들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등 한국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으면서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을 정도로 조국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이날 원 포인트 레슨은 1시간30분이 지난 뒤에야 끝났다. LG 선수들과 김기태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장씨가 돌아갈 때 모자를 벗고 고개 숙이며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장씨 역시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LG 선수단에 예의를 갖췄다. 김기태 감독과 장씨는 김 감독이 쌍방울 선수로 뛰던 1990년대에 타격 지도를 해준 인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