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롯데 감독의 올 시즌 타순 구상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2012시즌에는 지난해보다는 탄력적인 타순을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일본 가고시마 2차 전지훈련에서 한·일 프로팀과 세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가용 선수 가운데 베스트 라인업을 꾸렸다. 18일 세이부·23일 지바 롯데 2군·25일 넥센전에서 가동된 선발 타순을 통해 올 시즌 양 감독의 라인업 구상을 엿볼 수 있다.
톱타자는 양 감독이 일찌감치 공언했듯 좌익수 김주찬의 몫이다. 김주찬은 세 경기에 모두 1번 타자로 출전했다. 빠른 발에 강한 체력, 타율 3할을 칠 수 있는 타격 능력이 김주찬의 무기다. 1번과 함께 한 타자가 세 경기 모두 선발로 기용된 타순은 4번이다. 주인공은 지명타자 홍성흔이다. 양 감독은 "이대호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는 결국 홍성흔"이라고 말한다. 홍성흔은 25일 넥센전 네 타석에서 2루타 1개와 볼넷 두 개를 기록하며 4번다운 존재감을 보였다.
2·3·5번에는 각각 이승화·조성환·박종윤이 2경기씩 출전했다. 하지만 이들이 정규시즌에도 해당 타순에 들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주전급 타자 네 명이 평가전에서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익수 손아섭이 오른 새끼발가락 부상으로 재활군에 머물러 있고, 2009년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포수 강민호는 보호 차원에서 대타로만 출전했다. 중견수 전준우와 3루수 황재균은 가래톳이 올라와 한 경기씩만 선발 출전했다.
3번은 전준우가 첫 번째 옵션으로 보인다. 양 감독은 전준우가 처음 선발로 뛴 25일 넥센전에서 2번 조성환·3번 전준우로 이어진 타순을 짰다. 이 경기에서 전준우는 홈런과 2루타 하나씩을 터뜨렸다. 조성환은 3할을 칠 수 있는 노련한 타자이지만 파워에선 전준우가 앞선다. 전준우가 3번으로 고정된다면 2번은 손아섭이나 조성환의 자리가 된다.
양 감독은 5번타자감으로 강민호를 비중있게 생각하지만 25일 경기에서 5번으로 출전한 황재균이 변수다. 상황에 따라 황재균이 중심 타선으로 전진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양 감독도 포수(강민호)에게 중심타자 부담을 계속 지우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문제는 하위 타순. 지난해 후반기엔 7번 조성환·8번 황재균·9번 문규현이 사실상 고정 타순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1루수 박종윤이 새로 선발 요원으로 들어왔다. 주목을 받는 신인 신본기는 2루수·3루수·유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이들의 성적에 따라 황재균의 타순이 오르내리거나, 주전 선수가 바뀔 수 있다. 평가전 세 경기 성적은 박종윤이 11타수 2안타, 신본기가 8타수 2안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