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방송된 일일극 '오늘만 같아라'는 11.8%(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해 동시간대 경쟁작인 KBS 1TV '당신뿐이야'(21.2%)와의 격차가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오늘만 같아라'는 전작인 '불굴의 며느리'가 1년 여 만에 지상파 일일극 1위 자리를 탈환한 후 바통을 이어 받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지루한 스토리와 막장 설정이 발목을 잡으며 별다른 주목과 스타 탄생도 없는 이른바 '유령드라마'가 됐다.
가장 큰 문제는 막장 설정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갑수와 박시은은 한 결 같이 출연을 결정한 이유로 드라마에 '막장 설정이 없기 때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도 88만원 세대, 베이붐 세대의 고민 등을 거론하며 기존 드라마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곳곳에 배치된 막장 설정이 부각되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실제 김승수는 매회 생모(정재순)와 양어머니(김영옥) 사이에서 고민과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견미리는 나이가 훨씬 많은 깁갑수를 개똥이라고 부르며 멸시하고 천대한다. 무엇보다 극중 결혼을 앞두고 있던 연인 이재윤과 박시은이 알고 보니 사촌관계라는 최악의 막장 설정 속에 이별해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는 원인을 제공했다. 특히 최근 수십 회 째 김승수와 이재윤의 결혼을 반대하는 견미리의 완고함이 다뤄져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비판도 줄을 잇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이전 작품에 MBC의 기대가 컸던 건 사실이다. '불굴의 며느리' 이전에 '폭풍의 연인'과 '남자를 믿었네'가 연이어 조기종영 돼 드라마 왕국을 자처했던 MBC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었다"며 "'오늘만 같아라'는 조기종영까지 가진 않겠지만, 현재 받아든 성적표는 낙제에 가깝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