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왼발의 마술사'로 이름을 날린 고종수(34) 코치의 개인지도가 주효했다. 이용래(26)의 왼발이 수원을 살렸다.
이용래는 4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개막전에서 날카로운 어시스트로 수원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동계훈련 기간 고 코치의 개인지도를 받은 이용래는 이날 수원의 킥을 전담해서 찼다. 고려대 재학시절만 해도 왼발 킥은 도맡아 찼지만 프로에서는 기회가 없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이용래는 전반 3분 아크 오른편에서 프리킥을 하늘로 찼다. 그는 "득점 기회였는데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공이 떴다. 경기를 마친 뒤 고 코치님에게 많이 혼났다"고 쑥스러워했다. 이 슛을 볼 때까지만 해도 수원팬들은 경찰청으로 떠난 염기훈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후 이용래의 킥은 정확했다.
전반 41분 결실을 맺었다. 왼쪽 측면에서 올린 낮고 빠른 코너킥은 에벨톤의 왼발 앞으로 정확히 연결됐다. 에벨톤은 가볍게 방향만 돌려 놓으면 됐다. 3분 뒤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프리킥은 하태균의 오른 발끝에 정확히 연결됐다. 그러나 하태균의 슛이 부산 골키퍼 전상욱에게 막혔다. 후반에는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부산의 예봉을 꺾었다. 그는 후반 40분에는 조동건의 패스를 받아 득점 기회까지 잡았지만 성공시키진 못했다.
이용래는 경기 후 "동계훈련 기간 동안 고 코치님에게 프리킥 개인지도를 받았다. 어떻게 차야 더 정확해지는지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로에는 나보다 킥이 좋은 선수가 많아 그동안 기회가 없었다. 지난해 뛰었던(염)기훈이형만큼 내 킥이 좋지는 않다"며 겸손해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때 징계를 받아 이날 기자석에서 경기를 관전한 고 코치는 "동계 훈련기간 동안 용래가 먼저 다가와 킥을 알려달라고 했다. 워낙 킥 센스가 좋은 선수라 내가 알려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며 "성실하고 항상 노력하는 선수라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다"며 흐뭇하게 제자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