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스타 강동호가 드라마에 이어 예능프로그램까지 접수했다. 지난 18일 첫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남심여심'이 강동호가 처음 고정출연하게 된 예능프로그램이다. 남자가 파자마파티에 참석하고 여자가 조기축구를 하는 등 남녀 출연자들이 서로 '역할 바꾸기'를 통해 이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좁혀간다는 컨셉트다.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연기자의 모습만 보였던 강동호로서는 '웃음을 줘야한다'는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앞서 강동호는 지난달 23일 종영한 KBS 2TV '난폭한 로맨스'에서도 주연급 캐릭터를 소화했다. 첫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 이후 쉴새없이 안방극장을 누비고 있다.
-예능 고정출연은 어떻게 결심하게 된 건가.
"설특집으로 배우들을 모아 노래자랑을 펼친 MBC '배우 팝스타'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 모습을 보고 나를 캐스팅했다더라. 웃긴 것도 아니고 뭐 보여주는 건 없는데 어떤 캐릭터든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는게 제작진의 답변이었다. 나도 모르겠다. 이건 전적으로 제작진의 책임이다.(웃음)"
-2회 분량 녹화를 마친 소감은.
"첫회에서는 말 그대로 '병풍'이었다. 나름 리액션을 한다고 했는데 그것도 부족했던 것 같다. 리액션만 할 게 아니라 한번씩 치고 나가는 기회를 잡아야하는데 도무지 어떻게 해야되는지 감이 안 잡혔다. 다행히 2회에는 큰 맘 먹고 덤비다보니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원래 예능프로그램을 좋아했나.
"보는 건 정말 좋아한다. MBC '무한도전', KBS 2TV '1박2일'은 빼놓지 않고 본다. 요즘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SBS '붕어빵'과 '자기야'다."
-같은 소속사 최송현과 '남심여심'에 동반출연한다.
"사실 '남심여심' 미팅때 처음 만난 사이다. 하지만, 원래 최송현을 팬으로서 좋아했다. '난폭한 로맨스'를 찍고 있을때 최송현이 우리 회사와 계약체결했다는 말을 듣고 소리를 질렀을 정도다. '한솥밥'이란 단어가 나와 좋았다.(웃음)"
-'난폭한 로맨스'의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속상했을 것 같다.
"많이 아쉽다. '반짝반짝 빛나는'은 첫 드라마였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뮤지컬배우 6년차였지만 드라마는 처음이라 신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몸을 낮췄다. 그후 웬만큼 적응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던게 '난폭한 로맨스'였다. 성적은 나빴지만 개인적으로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작품 자체가 탄탄했고 또 호평도 들었다."
-극중 커플연기를 한 임주은이 '강동호와 친해지기 어려웠다'고 했는데.
"내가 워낙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그랬던 것 같다. 반면에 주은이는 정말 성격이 밝고 명랑하다. 보통 상대가 말을 잘 안하면 조심스러워할 법도 한데 주은이는 내가 그러건말건 신경 안 쓰고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처음엔 그런게 너무 어색하고 당황스러웠다. '뭐 이런 애가 다 있나' 싶었는데 결국 주은이 덕분에 관계가 편해졌고 연기호흡도 더 좋아졌다."
-극중 임주은과의 입맞춤이 첫 키스신 아니었나.
"섭섭한 소리!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도 김현주 선배와 키스신이 있었다. 극중 김석훈 선배와 김현주 선배가 가까워지려는 가운데 끼어드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 찍고 시청자들로부터 엄청나게 욕을 먹었다. 작가님이 원망스러웠다. 사실 무대에 오를때도 매 작품마다 키스신이 있었다. 드라마에서는 한 번 찍고 나면 그만이지만 무대에서는 매번 다시 키스를 해야한다. 한 작품당 상대 여배우랑 수십번의 키스를 했다. '쓰릴 미'에 출연할 때는 남자배우와 키스하기도 했다. 임주은도 내가 키스신을 못해본 줄 알고 촬영 전에 놀렸는데 잘 모르고 했던 말이었다. 사실 난 담담했다."
-드라마 2회 출연 이후 인지도가 달라졌나.
"알아보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일단 '반짝반짝 빛나는'이 시청률이 좋았기 때문에 그 때 얼굴을 제대로 알리긴 했다. 하지만, 이름까지 확실히 알리진 못했던 것 같다. '난폭한 로맨스'까지 끝내고 나니 일단 '강동호'라는 이름까지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게 '아, 강동호'라고 하면서 '반짝반짝 빛나는'만 얘기하시더라."
-소지섭 닮았다는 말을 아직까지 듣는다. 이젠 넘어설 생각을 해야하지 않나.
"자꾸 그런 말이 나와서 이젠 '맞아, 닮았다'라고 말해버린다.(웃음) 일단 강동호라는 배우의 색깔을 만들어내는게 급선무다. 그게 진해지면 결국은 넘어설수도 있겠지."
-김현주와 너무 가까워보인다는 말도 나왔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누나다.(웃음) 내가 첫 드라마라 적응을 못하고 있을때 많이 도와준 선배다. 드라마 끝내고 내 공연도 보러와줬다. 그럴때 여럿이 함께 밥을 먹으며 어울리곤 했는데 그 때문에 오해하는 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나도 요즘 여자친구를 사귀고싶긴 하다. 많이 외롭다. 하지만, 여전히 시간이 안 난다. 공개연애는 싫다. 결혼날짜를 잡은 케이스가 아니라면 공개연애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