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병만이 주말 예능계를 평정했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주말 예능 프로그램 두 편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매 주말 전파를 타는 김병만의 출연작은 두 편. 토요일에는 JTBC '상류사회'가, 일요일에는 SBS '일요일이 좋다-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시즌2 ('정글의 법칙2')가 방송된다. 각각 종합편성채널과 지상파의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부분은 두 편 모두 지금껏 국내에서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포맷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생소한 포맷 때문에 기획 당시에 '무리수'라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다. 성공의 이면에는 당연히 제작진의 끈기와 노력이 있었을 터. 하지만, 프로그램의 주역 김병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상류사회' '정글의 법칙'으로 동시간대 1위 이끌면서 최고 주가
지난 12일 '상류사회'는 전국시청률 1.010%(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같은 시간에 방송된 타 종편사 프로그램들과 평균 2~3배 높은 수치를 보이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유료방송가구 시청률은 1.157%다. 앞서 '상류사회'는 지난해 12월 JTBC 개국과 동시에 첫방송을 시작해 비지상파 기준으로 '성공'이라 일컫는 1%대의 벽을 단번에 넘어섰다. 채널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달성한 기록이라 방송관계자들을 놀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시청자 참여가 갈수록 늘고 있어 고무적이다. 시청자들이 보내주는 사연과 택배를 주소재로 삼아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매주 김병만과 이수근 등 MC 앞으로 배달되는 택배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는 건 프로그램이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상류사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방송 초반에는 회당 5~6개 정도에 불과했던 택배가 현재는 50~100여개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이 관계자는 "시청자 참여에 의존해야 하는게 '상류사회'의 특징이다. 참여도가 저조했으며 벌써 프로그램을 접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라면서 "개그계 '절친' 김병만과 이수근이 가진 호감도와 대중적 인지도를 믿고 시작했는데 예상이 적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입담과 순발력이 뛰어난 이수근에 비해 콩트를 위주로 해온 김병만은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작은 것 하나까지 세심하게 챙기면서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걸 보고 있으면 없던 신뢰도 생기게 된다. 애드리브나 순발력은 떨어지지만 꼼꼼한 준비를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김병만의 매력이 바로 이런 점"이라고 덧붙였다.
▶'정글의 법칙' 시즌2 방송과 동시에 화제
'정글의 법칙2'는 13일 방송에서 전국시청률 14.9%를 기록했다. 8.5%를 보인 동시간대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가볍게 제압했다. 17.0%를 올린 또 다른 코너 '런닝맨'과 더불어 '일요일이 좋다'를 주말 저녁 황금시간대 예능 1위에 올려놓는데 큰 공헌을 했다.
지난 6일 첫방송을 시작한 '정글의 법칙2'는 1월 종영한 시즌1의 높은 화제성에 힘입어 제작된 후속편이다. 방송시간대를 금요일 심야에서 주목도가 높은 일요일 저녁으로 옮겨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불과 2회 밖에 방송되지 않았는데도 마니아층이 생겼다. 본방송을 못 본 시청자들이 '다시보기'와 다운로드 등을 통해 챙겨보고 있어 체감시청률이 상당하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정글의 법칙'은 출연자들이 오지에서 생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칫 잘못하면 다큐멘터리가 될 수도 있는 기획. 하지만, 개그맨 김병만을 내세우면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는 데 성공을 거뒀다.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땀범벅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보여줄 수 있는 건 뭐든지 보여준다'고 기운을 내는 김병만의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라면서 "김병만은 최선을 다해 오지에서 생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뿐 아니라 틈만 나면 예능감을 발휘해 웃음을 주기도 한다. 워낙 위험한 데다가 지루해지기도 쉬운 프로그램이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직 김병만에 대한 믿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