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의 대부' 들국화가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시즌 2에 독설을 퍼부었다.
들국화(전인권·최성원·주찬권)는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 칼라스홀에서 열린 컴백 기자회견에서 "('나가수' 시스템은) 꼭 도살장 같다"며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들국화는 1985년 데뷔 앨범을 발표한 이후 방송에 전혀 출연하지 않는 밴드로 유명하다. 때문에 지난해 MBC 일요 예능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에 편성돼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로 실력파 가수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 '나는 가수다'와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다.
전인권은 "'나가수'에 출연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나가수'는 가수들의 지성이나 야성을 없애버린다. 그런건 원하지 않는다. 난 후배들에게 '독립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여기저기 휘둘리면 좋은 음악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나가수' 시즌1은 좋았다. 임재범의 개성도 잘 살려주더라. 하지만 시즌2는 팀을 6명씩 나뉘더니 탈락시키더라. 마치 도살장같다. 너무 심하다. 아직 큰 재미도 없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최성원도 '나가수'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더했다. 그는 "'나가수'에 나오는 것이 다가 아니다. 요즘 보면 너도나도 레전드고 카리스마다. 그런 것은 다 필요없다. 절대 옛날 가수라고 레전드가 아니다. 우린 음악 앞에 소년처럼 서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들국화가 14년 만에 재결성하게 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음악에 만족하지 못한 분들과 (가요계가) 잘못돼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한국 음악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들국화는 1983년 결성돼 1985년 첫 앨범을 발표하며 국내 대표 록밴드로 사랑받았다. 총 3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면서 '그것만이 내 세상' '행진' '매일 그대와' 등 히트곡을 냈다. 뿐만 아니라 서태지·김종서·신대철·윤도현 등 한국록 아티스트들이 가장 존경하는 밴드로 꼽힌다.
다시 돌아온 들국화는 앨범 발매에 앞서 콘서트로 팬들을 만난다. 7월 7일 대구, 7월 13일 서울, 7월 21일 부산에서 진행된다. 기타리스트 조덕환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이번 컴백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