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여자배구대표팀, 23일 ‘숙적’ 일본과 운명의 한판
2012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이 23일 적지인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숙적' 일본을 만난다.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 19일 예선전 1차전에서 강호 쿠바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한 대표팀은 20일 러시아 0-3, 22일 세르비아 1-3으로 패하며 1승2패로 몰렸다. 런던행 티켓을 따기 위해서는 한국·일본·태국·대만·러시아·세르비아·쿠바·페루 등 8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3위 안에 들거나 나머지 국가 중 아시아 1위를 해야 한다. 한국은 지난 3월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MVP와 득점상을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떠오른 김연경(24·페네르바체)을 앞세워 일본 사냥에 나서고, 일본은 국민적인 스타인 기무라 사오리(26·토레이 애로우즈)를 믿고 있다.
2연패는 잊는다
김연경은 22일 세르비아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한 뒤 "중요한 경기를 내줘 아쉽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4경기가 남아있다. 진 경기에 신경 쓰지 않고 앞으로 남은 경기에 집중해서 반드시 런던 올림픽 본선 무대에 서겠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한·일전을 앞두고 김연경에게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일본에서 두 시즌(2009~2010, 2010~2011시즌)을 뛴 적이 있는 김연경에게 "일본 팀에서 경계하는 선수"를 묻기도 했다. 김연경은 "기무라 사오리보다 에바타 유키오, 사코다 사오리의 공격을 집중 마크해야 할 것 같다"며 "러시아와 세르비아에 졌지만 한국 선수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본선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 반드시 런던행 티켓을 따내겠다"고 말했다.
적지에서 싸운다
한국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일본과 적지에서 싸우게 된다. 1만명 규모의 도쿄체육관은 일본 경기가 있을 때마다 관중으로 가득 찬다. 한국보다 배구 인기가 높은 일본에서 한국 선수들은 일방적이고 열광적인 응원과 맞서야 한다. 이번 대회 개최국으로 대회 일정 조정권을 가지고 있는 일본은 맞수 한국이 쿠바·러시아·세르비아 등 강팀과 싸우는 동안 페루·태국·대만 등 약팀들을 상대하며 체력을 비축하고 사기를 끌어올렸다. 일본 홈구장에서 싸우는 만큼 어느 정도의 판정의 불리함도 예상해야 한다.
김형실(61) 대표팀 감독은 "러시아에 이어 세르비아전에서도 패했기 때문에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처져있다. 기술적인 면보다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 더 신경써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일본전에 임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일본)=유선의 기자 sunny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