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이유가 데뷔 첫 단독 콘서트를 열고 '국민 가수'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이유는 2일과 3일 양일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4000석 규모의 데뷔 후 첫번째 단독 콘서트 '리얼 판타지(REAL FANTASY)'를 개최했다. 데뷔 4년 만에 처음 자신의 이름을 건 단독 공연을 하는 만큼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콘서트 타이틀 '리얼 판타지'에 걸맞게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무대에 올라 첫 곡 '잔혹 동화'를 불렀다. 금빛 원피스를 입고 남자 댄서와 왈츠를 추는 모습은 동화 속 공주를 연상케 했다.
이날 아이유는 "첫 단독 콘서트에 와줘서 고맙다. 이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3개월 동안 오늘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며 "오늘 아빠와 엄마가 오셨다. 부모님을 내 콘서트의 관객으로 모실 날이 올 줄 몰랐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공연은 매우 알찼다. 19세 소녀가 처음 단독 콘서트를 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훌륭했다. 3시간 동안 혼자 콘서트를 이끌면서 지친 기색도 전혀 없었다. 발라드부터 댄스곡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소화했고, '너랑 나' '잔소리' '좋은 날' 등 자신의 히트곡 뿐 아니라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왁스의 '황혼의 문턱' 등을 열창하며 남성 팬들과 가족 단위의 관객 모두에게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레이니즘' '트러블 메이커' 등 댄스 리메이크를 선보일 때 남성 팬들의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남성 관객들은 굵은 목소리로 "귀엽다. 아이유"를 외치며 어쩔 줄 몰라했다.
게스트도 화려했다. 2일에 리쌍·이적·라디가 온 것에 이어 3일에는 2AM·이승기·허경환이 공연장을 찾았다. 특히 2AM의 임슬옹은 아이유와 함께 듀엣곡 '잔소리'를 불러 공연장의 열기를 뜨겁게 달아오는 데 한 몫했다. 또 3일 축구선수 박지성이 공연을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객석에 앉아있는 박지성의 모습이 무대 정중앙 스크린에 비춰졌을 때 관객들도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엔딩은 귀엽고 앙증맞게 마무리 했다. 스크린을 통해 "오늘 꼭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기 전 날처럼 떨렸다"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한 아이유는 앙코르 곡으로 '내 손을 잡아'와 '사랑을 믿어요'를 부르며 팬들에게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인사를 했다.
한편 아이유는 다음 달 15일까지 울산·전주·수원·부산·대구 등 전국 5개 도시를 돌며 '리얼 판타지'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