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10일(한국시간) 키르키프 메탈리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12 B조 조별리그 포르투갈과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27분 터진 마리오 고메즈(27)가 헤딩 결승골을 뽑아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독일은 네덜란드, 덴마크, 포르투갈과 함께 속한 죽음의 조에서 첫 단추를 잘 꿰며 웃음을 지었다. 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가 분전한 포르투갈은 집중력 부족으로 패배를 안아야 했다.
팽팽한 경기가 펼쳐졌지만, 전체적으로 독일이 우세했다. 그러나 독일도 세밀한 연결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바이에른 뮌헨 소속인 독일은 체력에서 문제를 보였다. 뮌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라가 휴식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발이 무거운 전차군단 답지 않게 패스미스 빈도도 높았다. 메주트 외칠이 분전했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반면 포르투갈은 페페와 브루노 알베스가 버티는 수비진은 견고했다. 카르발류가 벤투 감독과 불화를 일으키며 소집되지 않았지만, 그 공백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역습이 날카롭지 못했다. 호날두는 독일의 유망주 보아텡에 묶였다. 나니도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최전방 공격수 포스티가는 공을 잡을 기회도 없었다. 전반 44분에는 골대 불운에 울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페페가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바로 위에 튕겨 나왔다.
0의 균형을 깬 것은 고메즈의 한 방이었다. 그는 후반 27분 케디라의 크로스가 무티뉴의 몸을 맞고 굴절돼 넘어온 공을 놓치지 않았다. 페페 뒤로 돌아 들어가 머리로 파트리시우 골키퍼가 움직이는 반대편으로 밀어 넣었다. 독일은 선제골을 넣은 뒤에도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하며 경기를 이끌었다. 실점 후 포르투갈은 공격수 바렐라까지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나왔지만, 노이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만회골을 넣지 못했다.
▶[볼만 했던 것] 고메즈의 세리머니
골을 넣고 고메즈는 얼굴이 시뻘게 지도록 포효했다. 그동안 마음 고생을 한 번에 털어냈다. 그는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2골을 넣었다. 14골을 넣은 리오넬 메시(25, 바르셀로나)에 이어 득점 2위였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서너 차례 찾아온 결정적인 기회를 모두 날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첼시(잉글랜드)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그의 득점력 난조는 대표팀에도 이어지는 듯했다.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골을 넣기 전까지 두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모두 놓쳤다. 골키퍼 정면으로 연결되거나 골문을 벗어났다. 계속 기회를 놓치자 그는 초조해졌다. 그러나 요하임 뢰브 감독은 그를 빼지 않았다. 마침내 후반 27분 헤딩으로 골을 넣었다.
고메즈는 "나를 끝까지 믿어준 뢰브 감독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베스트 플레이어] 노이어
385억 원의 사나이 노이어는 몸 값을 톡톡히 했다. 그는 지난해 샬케04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당시 뮌헨이 샬케04에 낸 이적료는 385억 원이었다. 골키퍼 사상 최고 금액이다. 그런 노이어는 대표팀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7개의 유효슛을 몸으로 막아냈다. 페페와 나니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행운도 따랐지만, 노이어의 선방이 더 빛났다.
후반 41분에는 바렐라의 결정적인 슛을 막았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공이 람의 다리 사이로 빠져나갔고, 홀로 있던 바렐라에게 연결됐다. 노이어는 이 공을 끝까지 쫓아가 각을 줄였고, 바렐라의 오른 발 강슛을 막았다.
▶[워스트 플레이어] 포스티가
포르투갈은 황금 날개를 갖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나니. 벨로수와 메이렐레스, 주앙 무티뉴가 버티는 허리진도 견고하다.
그러나 방점을 찍어줄 포스티가가 부진했다. 최전방 공격수인 포스티가는 경기 내내 독일의 수비진에 막혔다. 독일 역시 메르데자커의 부상으로 수비에 공백이 있었지만, 포스티가는 이렇다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