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축구는 위기에 강했다. 유로 2012에서도 위기를 뚫고 2006년 월드컵 정상에 오른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는 29일(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독일과 준결승에서 2-1로 승리했다. 이탈리아는 유로에서 12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가 전반 20분과 36분에 연속골을 뽑아내며 영웅이 됐다. 이탈리아는 월드컵과 유로 등 공식대회에서 독일을 상대로 4승 4무를 기록하며 '독일 킬러'의 명성을 이어갔다. 이탈리아의 상황은 세계 정상에 올랐던 2006년과 비슷하다.
2006년 이탈리아는 사상 초유의 승부조작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유벤투스와 AC밀란 등 명문팀이 심판을 매수해 승부를 조작했다. 칼치오폴리라 불리는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의 명문 유벤투스는 역사상 처음으로 세리에B(2부리그)로 강등됐다. 이탈리아 축구계의 위기였다. 그러나 2006년 독일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이탈리아는 4강전에서 개최국 독일은 2-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 지네딘 지단이 버티던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눌렀다. 세 번째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탈리아 축구는 빠르게 회복했다. 유벤투스도 2011-12 시즌 세리에A에서 무패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2011-12시즌이 종료되자마자 승부조작 스캔들이 또 터졌다. 50명이 넘는 선수가 이탈리아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측면 수비수 도메니코 크리시토는 승부조작과 관련된 조사를 받는다고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아주리 군단의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도 불법베팅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승부조작을 뿌리뽑기 위해 리그를 2~3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엎친 데 덮쳤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금융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북부 이탈리아에 지진까지 발생해 산업시설을 파괴했다.
프란델리 감독은 "이탈리아는 어려운 순간에 더욱 단결했다.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좋은 축구를 펼쳤다"며 "우리는 유로 2012에서 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7월 2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 경기장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결승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