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휘(31·울산 현대)와 김진규(27·FC서울)가 매서운 공격력을 뽐내며 '골 넣는 수비수'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22라운드에서 곽태휘와 김진규는 나란히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큰 키와 강력한 킥을 지닌 이들은 공격수 못지 않은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코너킥, 프리킥 등 세트 피스에서는 상대 수비수들의 주 경계 대상이다.
▶숨겨진 공격 본능 김진규는 21일 부산전에서 멀티골(2골)을 기록했다. 최근 중요 승부처에서 몰리나와 데얀이 잇따라 실축했던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깨끗하게 성공, 페널티킥 악연을 끊었다. 앞서 서울은 최근 네 번의 PK 기회에서 단 한 번만 성공시켰다. 김진규는 후반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왼발로 때려 추가골을 넣었다.
김진규는 시즌 4골을 기록하며 팀내에서 '데몰리션 콤비(데얀+몰리나)'에 이어 득점 3위다. 16개 구단 수비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4골이 헤딩, 오른발 프리킥, 왼발 필드골, 페널티킥으로 다재다능하다. 2003년 K-리그에 데뷔한 김진규는 6시즌 동안 5골에 그쳤지만 올해 득점력은 놀랍다.
곽태휘는 22일 광주전에서 종료 직전 하피냐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넣어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시즌 2호골이다. 지난 6월 중순 골반 근육 부상으로 7경기 만에 복귀한 곽태휘의 한 방으로 울산은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골 넣는 수비수'가 바로 곽태휘였다. 지난 시즌 34경기에서 9골을 넣어 팀내 내로라하는 공격수를 모두 제치고 팀내 최다 득점자였다. 헤딩, 프리킥, 필드골을 가리지 않았다. 곽태휘 역시 2005~2009년까지 5시즌 동안 5골에 그쳤다.
▶든든한 중앙 수비
중앙 수비수인 두 선수는 닮은 꼴이다. 최근 일본 J-리그에서 뛰다 K-리그로 돌아와서 팀의 핵심 수비수로 수비진을 이끌고 있다. 곽태휘는 2010시즌 교토상가에서 한 시즌을 뛰고 울산으로 유턴했다. 김진규는 2011년 서울을 떠나 중국과 일본 무대에서 뛰다 1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그는 다롄 스더에서 6개월을 뛰고 지난해 7월 J-리그 반포레 고후로 옮겼다. 곽태휘는 지난해 K-리그 정규시즌에서 울산의 최소 실점(30경기 29실점)을 이끌었다. 김진규는 올해 서울의 최소 실점(22경기 18실점)을 지휘하고 있다. 김진규는 "예전에 골 넣는 수비수라는 말을 들었는데 근래에는 못들었다. 득점보단 실점을 적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업에 중점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