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섹시토크] 그녀를 놀리기 싫다면 알아야 할 것들
"4살 어린 여자친구가 있는데, 제가 친구들과 한 잔 하느라 연락을 못받았던 것 때문에 화가 많이 났고, 다툼 끝에 그녀는 당분간 저와 스킨십을 못하겠다고 선언했어요. 무슨 뜻이지요? 이렇게 헤어지게 되는 걸까요?"라는 이메일을 보내온 31세 회사원 C군. 그에게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섹스를 무기삼아 원하는 바를 얻어내고자 하는 그녀의 연애관은 스스로를 도구화한다는 점에서 다소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헤어질까 걱정할 필요 없어보이니 걱정은 마라는 것이다.
다툼의 원인에 대해서든, 원활치 못한 스킨십에 대해서든 해결하기까지 괴로움이나 답답함, 약간의 갈등이 동반될 수는 있겠으나 정리당할까에 대한 두려움을 접어도 좋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스킨십'이라는 어휘보다는 '선언'했다는 행위에 주목해보자. 적어도 연인이라는 타이틀에 쌍방이 합의하고 신의를 갖고 만나온 사이에서 '헤어지자' 선언을 뺀 대부분의 선언은 다른 말로 바꾸면 '당신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이다. 조건을 걸거나 제한을 두는 것에 대해 긴장하기보다는 최소한 관계유지는 하는 선을 전제로 했다는 의미로 해석해 일단은 침착하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문제를 푸는 순서이다.
잔소리·요구·시위하는 여자를 좋아할 남자는 없다. 하지만 피붙이가 아닌 이상, 내 사람도 아닌 남자한테 그런 것을 퍼붓는 여자도 없다. 스킨십을 예로 들자면 연인관계에 빨간불이 켜질 때는 그녀가 사나운 말투로 스킨십 중단 선언을 했을 때가 아니라, "아하하 오늘은 좀…" 어색하게 웃으며 몸을 뒤로 뺄 때인 것이다. 관계유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거나 이미 마음의 정리 수순을 밟고 있을 때, 살맞대는 것에 거부감이 들어 몸을 피하게 되는 것은 의지의 영역이 아니니, 그만큼 절대적인 파탄 조짐이라 할 수 있다. 어색한 웃음은 헤어짐을 말할 결심이 설 때까지 보안유지를 위한 장치이니 헷갈림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몸을 빼는 것보다 알아차리기 어려운 빨간불은 마음을 빼는 것이다. 이별을 고민하고 있을 때 그동안 거슬렸던 상대의 단점에 오히려 한걸음 물러나지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 "곧 정리할 사이에 싫은 소리안해요" "이제 내 사람 아니다 생각하니 화가 안나더라구요. 남한테 잔소리하며 진빼는 사람은 없잖아요"는 그녀들의 흔한 이야기이다.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으니 살 것 같아요"라고 1절을 부르다 "그녀가 없으니 죽을 것 같아요"라고 곧이어 부르는 눈물의 2절도 그들의 고전 중의 고전이다.
그녀의 성난 얼굴은 날 좀 웃게 해달라는 뜻이지만, 줄어든 잔소리는 애정과 관심을 회수하는 신호이니,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무엇에 더욱 긴장해야 할 것인지 현명한 남자들은 잘 판단하고 대처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잔소리하는 그녀가 없어지니 살 것 같습니다"라 하는 남자에게 해줄 말은 하나뿐이다. "탈출을 축하드립니다!"
김야미는
사연많은 대한민국 대표 헛똑똑이 돌싱녀, 32세, 연애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 iamkimyam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