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개막한 런던올림픽에 대중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상파 3사 역시 일제히 올림픽 중계 및 현지 소식을 전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쏠린만큼 당연한 현상. 하지만 드라마와 예능 등 큰 인기를 얻던 프로그램이 본의 아니게 '피해 아닌 피해'를 입기도 하는 상황이다. 반면, 오히려 높은 화제성을 증명하며 큰 인기를 누린 프로그램이나 영화도 있었다. 잠시 '개점휴업'을 선언하고 국가대표를 응원하면서 올림픽을 즐기는 연예인들이 있는 반면에 생각없는 언행으로 구설에 오른 이도 있다. 런던 올림픽 개막 이후의 연예계 동향을 살펴봤다.
▶'넝굴당'은 시청률 하락, '신품' '유령'은 종영 앞두고 결방돼 난감
드라마 측은 전반적으로 피해가 크다. 올림픽 중계 및 특집 프로그램에 관심이 쏠리고 본격적인 휴가기간까지 겹침에 따라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어쩔수 없는 결방사태까지 빚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는 40%대의 시청률을 넘어섰던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넝굴당')이다. 런던올림픽 개막 첫날인 28일 방송에서 시청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넝굴당' 45회의 시청률은 26.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 22일 방송된 44회(37.6%)보다 무려 10%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넝굴당' 측 관계자도 "만약 겨울철에 방송됐다면 45%대까지는 훌쩍 뛰어올랐을텐데 아쉽다. 대중들이 올림픽과 휴가를 즐기고 돌아와 '넝굴당'에 변함없는 애정을 쏟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SBS 주말극 '신사의 품격'과 수목극 '유령'은 종영을 눈앞에 두고 결방이 결정돼 아쉬움을 주고 있다. 각각 2회 방송만을 남겨둔채 흐름이 끊어진 상태. 특히 올림픽 중계가 경기결과에 따라 변수가 많은 만큼 '신사의 품격' 결방여부를 두고 SBS측이 빠른 결정을 내리지 못해 시청자들에게 혼선을 주기도 했다. '유령' 역시 마찬가지다. 반전을 거듭하면서 상승세를 타던 끝에 결방이 확정돼 방송이 재개되더라도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예능계 희비 엇갈려, '도둑들' 등 한국영화는 문전성시
예능계도 희비가 엇갈린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과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던 SBS '일요일이 좋다'의 두 코너 '런닝맨'과 '정글의 법칙'이 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유도 예선 및 남자 핸드볼 예선 중계방송 관계로 결방됐다. 반면에 KBS 2TV '해피선데이'는 정상방송돼 '일요일이 좋다'에 집중됐던 시청자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MBC '무한도전'은 올림픽 열기 속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28일 방송분이 박태환 선수의 수영경기 중계 관계로 2시간여 앞당겨졌는데도 10.5%를 기록해 뒤이어 방송된 올림픽 중계보다 더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주 21일 방송분에 비해 3.5% 포인트 하락했지만 방송시간대가 급히 바뀌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중들의 관심도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올림픽 열기 속에서도 한국영화 '도둑들'의 상영관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개봉 4일째인 28일 관객 200만을 넘기며 흥행가도를 달렸다. 역대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괴물'(06)과 유사한 행보이며 '1000만 영화' 계보의 마지막 작품이었던 '해운대'(09)보다도 빠른 흥행세다. 예매율이 떨어지지않고 관객만족도가 높아 이대로 가면 1000만 관객을 모으는 것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올림픽 열기 속에서도 이 정도의 흥행세를 보인 건 그만큼 '도둑들'이 완성도가 높고 흥행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배수정·이나현 문제적 언행, MBC는 무리수 중계로 논란
'문제적 언행'으로 도마 위에 오른 이들도 있다. 케이블채널 On Style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3'에 출연중인 모델 이나현은 SNS에서 친구와 대화하던 중 박태환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해 문제가 됐다. 28일 오후 전해진 박태환 선수의 실격 소식에 '박태환? 걘 좀 더 혼나야 돼'라는 뜬금없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것. 비난이 거세진 후 사과의 말을 남겼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MBC의 런던올림픽 개막식 중계에 참여한 '위대한 탄생2' 출신 배수정도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는 발언을 해 질타를 받았다. 영국 국적을 가졌다고 해도 한국 정서를 감안하지 못한 부적절한 반응이라는 반응이다. '영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런던 올림픽이 개최돼 자랑스럽다는 의미가 서툰 한국어 때문에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비난여론은 식지 않고 있다. 애초 개막식 중계에 부적합한 인물이었다는 분석이다.
MBC는 그 외에도 실격처리된 당시 박태환에게 '실격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라며 무리한 인터뷰를 시도해 문제가 됐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폴 메카트니의 공연을 편집해버린 점 역시 지적할만한 부분이다. 장기간의 노조파업 여파로 정상방송에 여전히 무리를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