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걸그룹을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생존 가능성은 높지만 나를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다"며 당찬 답을 내놓는 신인가수 루미엘(19·본명 임수연). '뽀뽀뽀'란 제목의 통통튀는 청량음료 같은 음악을 들고 가요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가수를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연습생 시절 광주에서 서울을 오가며 공부해 미국 대학 합격증까지 손에 쥔 독종이다. "욕심이 많아서 지는 건 못 견디는 성격"이라는 루미엘은 "주어진 일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열심히 하는 가수로 평가받아 꼭 살아남겠다"며 무서운 승부욕을 드러낸다.
-가수 꿈은 언제부터 키웠나. "중학교 때 보아 언니의 파워풀한 무대, 이효리 선배님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가수를 꿈꿨다. 음악도 좋아하는데 길거리 캐스팅도 여러차례 되니 더 욕심이 생기기도 하더라. 광주에 살면서 주말에는 미술 레슨을 받으러 서울 압구정동 학원을 다녔다. 그때 유명한 기획사분들의 명함을 몇 번 받았다."
-광주 출신인데 영어 실력이 수준급이라고. "전라도 광주 출신인데 어려서부터 외국인 학교에 다녔다. 광주외국인 학교를 졸업했고, 전공은 미술이다. 미국 시카고에 있는 아트스쿨 SAIC(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의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1년 휴학계를 내놓고 활동하는 거다."
-루미엘이란 이름의 뜻은. "루미너스(luminous)란 단어의 어감을 아주 좋아한다. 어둠 속에서 빛을 낸다는 뜻도 좋지 않나. 내 성의 영문이니셜을 따 루미엘(Lumi-l)이라고 직접 지었다."
-진학도 하고 가수 준비도 하느라 힘들었겠다. "부모님이 '네가 할 일을 먼저 해놓고 나면 가수 활동을 허락하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래서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미술공부도 계속했다. 낮에는 미술학원 갔다가 저녁에는 연습실에 가고…. 진학을 위해 미국 학교에 인터뷰를 다니는 사이 몇 번이나 응급실 신세를 져야했다."
-왜 그렇게까지 힘든 길을 택했나. "가수는 정말 하고 싶었고 부모님과의 약속도 지키고 싶었다. 나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이 한 둘이 아니니 나 하나만 생각할 수도 없었다. "
-타이틀곡 제목이 '뽀뽀뽀'다. 뮤직비디오도 신선하다.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이라 '뽀뽀뽀'란 제목이 잘 어울린다. 펑키하고 통통튀는 느낌의 상쾌한 곡이다. 요즘 많이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댄스와는 다른 청량감이 있을 거다. 뮤직비디오는 내 얼굴 실사 그림을 체코에서 4000장 그려와 애니메이션 기법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국내에선 보기 힘든 시도라 재밌다는 평가가 받더라."
-요즘 걸그룹이 대세다. 걸그룹이 되라는 제안도 받았을 텐데. "걸그룹이 생존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눈에 훨씬 잘 띄고 관심도 많이 받을 수 있겠지만 나를 보여주는데는 약간 부족함이 있을거란 생각을 했다. 또 걸그룹도 워낙 많아 그 안에서 경쟁도 치열하지 않나. 나를 어필하는데 솔로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
-어떤 가수로 남고 싶나. "주어진 일을 가리지 않는, 늘 열심히 하는 가수로 평가받고 싶다. 몇 등 이라는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게 더 의미있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