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석이 송강호에 이어 '4000만 배우' 대열에 합류하면서 대한민국 톱 남자 배우들 간의 랭킹전이 치열하다. 김윤석은 '도둑들' 출연 전까지 지난 10년간(2003년 부터) 총 6편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약 29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송강호(약 4250만), 설경구(약 3974만), 박해일(약 3217만)에 이어 충무로 티켓 파워 랭킹 4위였다. 하지만 송강호가 '푸른소금' '하울링'으로 주춤하고, 설경구·박해일이 각각 '해결사' '은교'로 멈칫하는 사이 '도둑들'(21일까지 1137만 4792명)로 잭팟을 터뜨렸다. 설경구·박해일을 따돌렸고, 송강호는 턱 밑까지 추격했다. 영화 한 편으로 배우 랭킹의 지형이 바뀐 것.
보다 정확한 랭킹 순위를 알기 위해 통산 관객 수와 평균 관객 수 등을 따져봤다. 관객 수 통계는 첫 1000만 관객 시대(영화 '실미도')를 열고 전국 관객 수 통합 전산망이 도입된 2003년 이후를 기준으로 했다. 또한 '1000만 영화'에 출연한 배우 김윤석·송강호·설경구·정진영·장동건·원빈·박해일 등 7명을 대상으로 했다.
▶통산 관객 수 1위는 송강호
통산 관객 수 부동의 1위는 배우 송강호다. 2006년 '괴물'로 약 1301만 관객을 동원했고, '살인의 추억' '의형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각각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액션·멜로·드라마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배우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영화에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신세경과 출연한 '푸른소금'으로는 굴욕 스코어(약 77만)를 맛봤고, 이나영과 짝을 이룬 '하울링'(약 161만)으로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송강호가 주춤한 사이 '소리 없이 강한 남자' 김윤석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2006년 '타짜'부터 2010년 개봉한 '완득이'까지 꾸준하게 흥행에 성공했다. 최동훈 감독과 함께한 '타짜' '전우치' '도둑들'이 모두 약 6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김혜수·전지현·이정재 등의 지원사격을 받은 '도둑들'로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해 송강호를 추격하고 있다. 출연작이 7편에 불과하다는 점도 놀랍다.
흥행 랭킹 3위는 설경구다. 강우석 감독과 함께한 '공공의 적' 시리즈가 연이어 대박을 쳤고, 윤제균 감독과 찍은 '해운대'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최근작 '용서는 없다' '해결사'에서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타워''공공의 적 2012' '협상종결자' 등이 줄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이어 박해일·정진영·원빈·장동건이 뒤를 이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최고의 스타들에게는 최고의 감독이 붙는다. 송강호에게는 봉준호 감독이, 김윤석에게는 최동훈 감독이, 설경구에게는 강우석 감독이 있다. 이들이 한 눈 팔지 않고 함께 꾸준히 작품을 한다면 통산 흥행 스코어 또한 차곡차곡 늘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평균 관객 수 1위는 김윤석
평균 관객 수 1위의 주인공은 김윤석이다. '타짜'로 600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가장 관객이 적게 든 영화가 2010년 개봉한 '황해'(210만)다. '전우치'로 680만, '추격자'로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평균 약 571만 관객을 모았다. 김윤석의 소속사 심엔터테인먼트 심정운 대표는 "김윤석이 롱런하는 이유는 작품을 보는 안목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꾸준한 자기 관리로 한 차례도 슬럼프를 겪지 않았다는 점도 비결이라고 생각된다. 항상 겸손하게 작품에 임하고 나태하지 않으며 현장에서는 누구보다 열정적이라는 점도 롱런의 이유"라고 전했다.
2위는 평균 566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원빈이다. 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로 1000만 관객을 넘어섰고, '마더'로 약 297만, '아저씨'로 약 617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2003년 이후 총 작품 수는 4편에 불과하지만 제일 관객이 적게 든 영화가 2004년 개봉한 '우리 형'(약 177만)일 정도로 꾸준했다. 군 입대에 이은 다리 부상 등으로 공백기가 길었지만 차세대 흥행킹으로 손색없는 실적을 기록했다.
3위는 설경구. 총 11편의 영화에서 평균 약 361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2003년 강우석 감독과 손잡고 '실미도'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후 주로 블록버스터급 액션 영화에 출연하며 재미를 봤다. '공공의 적' 시리즈로 10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만났고, '해운대'로 다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유일하게 1000만 영화가 2편인 배우. 집계에서는 제외됐지만 2003년 이전에도 '공공의 적' 1편 '광복절 특사'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등의 히트작을 냈다. 4위부터는 장동건·송강호·박해일·정진영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