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챔피언십 카디프 시티 데뷔전을 앞둔 김보경(23)이 기성용(23·스완지 시티)처럼 싸움닭으로 변신한다.
김보경은 겸손하고 순종적이다. 평소 말이 없고 묵묵히 훈련에만 열중한다. 감독과 동료들에게 불평 불만을 하지 않는다. 김보경은 런던올림픽을 마친 뒤 박건하 올림픽팀 코치로부터 "널 보면 날 보는 것 같다. 너무 정석대로만 한다. 틀에 박힌 것을 깨야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또 기성용과 박주영(아스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로부터 "유럽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할 말은 해야한다"는 조언을 듣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실제로 김두현(경찰청)은 잉글랜드 웨스트브러미치 시절 조용한 성격 탓에 감독과 동료들의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실패를 맛봤다. 지동원(선덜랜드)도 소심한 성격 때문에 지금도 팀에 잘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반면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 닐 레논 감독에게 자신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해 벤치 설움을 딛고 성공 신화를 썼다. "순종에 익숙해지면 동료들이 나를 바보로 안다"고 말한 구자철 도 볼프스부르크 시절 팀 동료 조슈에와 훈련 중 주먹다짐을 마다하지 않았다. 손흥민(함부르크) 역시 슬로보단 라이코비치와 난투극을 벌였다. 서바이벌 게임에서 뒤처지면 바로 귀국길에 올라야 하는 코리언 유럽파들은 싸움닭으로 변신했다.
김보경이 "성용이 형처럼 삐뚤어지겠다"고 말한 이유다. 김보경은 개그콘서트 특별 게스트로 출연하는 등 외향적인 성격으로 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출국 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 내내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기도 했다. 김보경은 기성용처럼 그라운드에서도 '예쁘게 볼을 차는 선수'에서 '근성 넘치는 파이터'로 진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보경은 9월2일 밤 11시 웨일스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릴 울버햄프턴과의 2012-2013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4라운드에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