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달 28일과 30일 군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주중 KIA와의 3연전 중 두 경기가 태풍의 영향으로 우천 연기됐다. 이 두 경기는 9월엔 마땅한 예비일이 없어 10월2일 이후에 편성될 가능성이 크다. 순위 싸움이 막바지에 접어드는 10월, 그것도 치열한 4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KIA를 상대하는 것은 선두 삼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10월 이전에 우승을 조기 확정할 경우 그 이후 경기에서 전력을 정상적으로 가동할지, 아니면 1.5군이나 2군을 투입해야할지 애매한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미 비슷한 경험을 했던 류중일 삼성 감독도 이 같은 '부담'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작년에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 후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도 순위 경쟁을 하는 팀들과의 대결에서 '대충 하는 거 아니냐'는 의혹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며 "매 게임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라며 이번에도 어김없이 '총력전'을 펼칠 뜻을 내비쳤다.
삼성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개인 타이틀 경쟁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아 끝까지 정상 전력을 가동할 수밖에 없다. 다승 1위에 올라 있는 장원삼을 비롯해 박석민(타점 1위·홈런 2위)·이승엽(타점 3위·홈런 3위)·오승환(세이브 2위)·안지만(홀드 2위)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타이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류 감독은 "개인 타이틀 경쟁을 하는 선수가 있어 경기를 살살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진짜 아프면 모르겠지만 올해도 정상적인 선수 운영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경기를 남겨 놓고 우승을 확정지었던 삼성.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중상위권 팀들 때문에 올 시즌엔 매직넘버를 구체적으로 그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류 감독은 "9월11일부터 대전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3연전이 끝나면 1위가 사실상 결판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지난해 남의 안방(잠실)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던 삼성은 31일부터 선두 수성의 최대 호기인 홈 8연전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