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영옥 감독은 1983년부터 2002년까지 광주 금호고와 광양제철고에서 축구부를 이끌었다. 경기장에서는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축구를 선호한다. 플레이 메이커를 통한 패스 중심의 축구를 제자들에게 가르쳤다. 그러나 밖에서 생활은 엄격하기 그지 없었다. 풍운아 고종수도 가장 무서운 선생님으로 기영옥 감독을 꼽았을 정도다. 고종수는 기영옥 감독에게 혼도 많이 났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기성용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마음대로 축구부를 휘젓고 다녔다. 이를 얄밉게 본 고종수는 자신의 방으로 기성용을 불러 꿀밤을 때렸다. 이후 기성용이 자기 아버지에게 고자질을 해 고종수가 사색이 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초등학생 기성용(둘째 줄 왼쪽에서 네 번째)이 순천중앙초등학교 축구부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성용 뒤쪽으로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기성용의 부친 기영옥씨(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 있다.
'호랑이' 기영옥 감독은 기성용이 축구를 시작한 후에는 여러가지 도움을 줬다. 고종수의 왼발 프리킥을 보면서 아들에게도 왼발을 오른발처럼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기성용이 성장할수록 독하게 가르치기가 힘들었다. 결국 아들을 호주로 유학을 보냈고, FC서울에 입단한 뒤에는 조광래 감독과 귀네슈 감독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다른 선수에게는 엄격해도 자식 앞에서는 약해질 수밖에 없는 아버지였다. 기영옥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는 별말을 안한다. 아쉬운 점은 있지만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해주는 편이다"며 쑥스럽다는 듯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