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SK가 18~19일 사직구장에서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한 2위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17일까지 롯데는 62승6무51패·승률 0.549로 2위에 올라 있고, SK는 61승3무53패·승률 0.535로 3위에 자리하고 있다. 두 팀의 격차는 1.5경기로 이번 사직 2연전의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직 문학에서 두 팀의 마지막 2연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번 맞대결은 2위 싸움의 '1라운드'인 셈이다.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다. 지난 시즌에도 2위 싸움을 벌인 두 팀은 정규리그 2경기를 남겨놓고 순위를 확정했다. 당시 롯데는 3위 SK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창단 후 처음으로 단일리그 2위를 차지했다. 또다시 펼쳐진 2위 싸움에 항상 수식어로 따라다닌 '창과 방패'의 맞대결도 같은 형국이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두 팀의 '무기'가 바뀌었다.
지난 시즌 화끈한 방망이를 자랑한 롯데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3.43)의 마운드를 앞세워 지키는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선발 야구가 아닌 지난 시즌까지 SK가 선보인 불펜야구를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존 김사율·이명우·강영식을 비롯해 FA로 영입한 정대현과 2차 드래프트로 수혈한 김성배, 군 복무를 마친 최대성 등이 가세하면서 질적·양적으로 좋아졌다. 양승호 롯데 감독이 "요즘은 6회 3점차만 이기고 있어도 안심이 된다"고 할 정도로 불펜 투수들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반면 SK는 지난 시즌 롯데가 보여준 '한 방 야구'를 펼치고 있다. SK는 17일까지 8개 구단 가운데 팀 홈런 1위(96개)에 올라 있다. 홈런 공동 2위 최정(23개)를 필두로 이호준(18개) 박정권(12개) 정근우(8개) 등 주전 대부분이 연일 대포를 쏘아 올리고 있다. 팀 타율은 7위(0.257)에 그치고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 터져주는 한 방 덕분에 지금의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은 두 팀에게 3~4위는 의미가 없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서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2위를 차지해야 한다. 상황은 롯데가 유리하다. 롯데는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이 우천 취소돼 일찌감치 휴식을 취하면서 이번 맞대결을 준비했다. 올 시즌은 상대 전적에서도 9승6패로 앞서고 있어 자신감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SK도 지난 주 우천 취소 포함 3일을 쉬었고, 3경기에 2승1패를 올리며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양승호 감독은 "이제 SK와의 격차를 벌리는데 중점을 두겠다"며 "SK와의 남은 4경기에서 2승2패만 가져가도 유리하다고 본다. 경쟁팀들과 5할 승부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