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구단의 김시진 감독이 17일 전격 경질되면서 프로야구계가 어수선해졌다. 프로감독 목숨이 파리 목숨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프로축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 프로축구 16개 구단 중 3년째 감독은 '3명'
프로축구 16개 구단 중 3년째 감독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구단은 단 3개 구단뿐이다. 2010년 시즌부터 지금까지 김호곤 울산 감독과 박경훈 제주 감독, 신태용 성남 감독만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13개 구단은 전부 감독이 바뀌었다. A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되며 명예롭게 물러난 최강희, 조광래 감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진 사퇴'라는 사유로 감독을 그만뒀다. 표면적으로만 자진 사퇴다. 실제 구단이나 주위에서 사퇴를 하게끔 압박을 줘 결국 그만두는 게 속사정이다. 이번 시즌에도 감독 3명이 자진사퇴했다. 인천의 허정무 전 감독, 전남의 정해성 전 감독, 강원의 김상호 전 감독 등 모두 스플릿 하위그룹으로 분류된 팀의 감독이었다
◇ 성적 좋으면 감독 유지
사퇴 이유에는 성적 부진이 있다.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김호곤 감독, 박경훈 감독, 신태용 감독은 지난 지난 2년동안 나름대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팀을 이끌어왔다. 김호곤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09년에는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했지만 계속 팀을 이끌어 2010년, 2011년 시즌에는 각각 4위, 6위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작년에는 러시앤캐시컵2011에서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박경훈 감독은 2009년 취임 후, 팀을 확 바꿨다. 대대적으로 선수를 보강하고, 패싱 위주로 팀 컬러를 바꾸며 2010년에는 K-리그 준우승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9위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은 7위로 상위리그에 안착했다. 신태용 감독의 성남은 올 시즌 부진으로 스플릿 B그룹, 즉 하위리그에 떨어졌지만 2010년에는 정규리그 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K-리그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선전했다.
◇ 성적 나쁘면 바로 아웃
그러나 상위권 성적이 이어지지 않으면 바로 사퇴 압박을 받았다. 포항은 2010년 브라질 출신의 와우데마르 레모스 감독을 영입하고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11경기 2승3무6패라는 부진한 성적에 결국 레모스 감독을 경질했다. 대구는 2010년 시즌에 15위를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일부 선수들이 승부 조작에 연루되며 계약 기간이 아직 남은 이영진 전 감독까지 경질됐다. 올 시즌 인천도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데려오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야심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을 맴돌며 강등 1순위로 거론됐다. 결국 허정무 전 감독이 자진 사퇴했고, 팀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다. 인천은 김봉길 감독이 부임하면서 승승장구해 스플릿 상위리그까지 넘보는 위치까지 올랐지만, 전남과 강원은 감독을 내보내고도 여전히 강등 위기에 몰려있다. 감독을 자른다고 팀 성적이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걸 보여준다.
◇ K-리그 2010년 이후 감독 교체
이들은 지난 2년동안 나름대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팀을 이끌어왔다.
대체로 팀 성적이 부진이 감독 교체의 주된 사유다. 이번 시즌에도 감독 3명이 자진사퇴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허정무 전 감독, 전남 드래곤즈의 정해성 전 감독, 강원FC의 김상호 전 감독 등 모두 스플릿 하위그룹으로 분류된 팀의 감독이었다. K-리그는 2부리그 도입을 앞두고 있어 감독들의 스트레스가 더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