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일본 축구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한 미우라 가즈요시(45·요코하마FC)가 자신이 기록 중인 일본 프로축구 최고령 출전 기록을 1년 더 연장하게 됐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츠호치는 2일(한국시간) "요코하마FC가 최근 미우라에게 내년 시즌까지 계약을 연장하자는 제안을 했다"며 "구단이 마우라의 헌신적인 자세를 높이 평가해 내년에도 현역 선수로 뛰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일본 풋살(실내축구) 대표팀에 합류해 내달 2일 태국에서 열리는 2012 FIFA(국제축구연맹) 풋살 월드컵에 참가할 예정이다. 프로 축구 생활은 접을 줄 알았던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다시 1년 더 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미우라를 상대했던 한국 축구 대표선수들은 모두 은퇴했다. 90년대 그를 막았던 홍명보(43)는 감독으로 변신했다.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짜내가며 일본 축구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미우라가 초등학교 4학년 때 그의 부모는 이혼했다. 1982년 고교 1학년이던 미우라는 학교를 자퇴하고 홀로 브라질 유학을 떠났다. 당시 전문가들은 "키도 작고 발기술이 뛰어난 것 외에 특출난 것이 없다"며 미우라가 브라질에서 성공할 것이라 보지 않았다. 실제로 미우라는 3년 만에 축구를 포기하고 일본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다. 방황하고 있던 중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공원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브라질 아이들을 만났다. 그 속에서 한쪽 다리가 없는 아이가 지저분한 공을 쫓아 맨발로 뛰어다니는 것을 봤다. 미우라는 '난 두 다리도 멀쩡하고, 좋은 신발과 깨끗한 공이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가'라며 마음을 바꿨다. 축구화 끈을 고쳐맨 그는 1년 뒤인 1986년 브라질 명문 산투스와 프로 계약에 성공한다. 이후 브라질과 일본·이탈리아·크로아티아·호주에서 축구를 하며 희망을 전파했다. 일본 J-리그에서만 395경기에 나와 170골을 넣었고, 일본 대표팀에서도 89경기에서 55골을 기록해 A매치 최다골 기록을 갖고 있다. 미우라는 축구선수로 이룰 것은 다 이뤘다. 그러나 지난 5월 박지성 자선축구에 참가한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축구장에서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면 은퇴하겠다. 그러나 지금은 그만둘 이유가 없다.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