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31일, 삼성 선수들은 춤을 췄다. 최형우(29·삼성)는 "그때는 경기 전 호텔에서 후배들과 잠깐 춤 연습을 했다"고 떠올렸다. 삼성으로서는 아름다운 10월의 마지막 밤이었다. 한국시리즈(KS) 4승1패로 우승을 확정한 삼성의 잠실의 밤을 맘껏 즐겼다. SK 선수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서로를 위로했다.
꼭 1년 전일이다. 삼성과 SK는 2012년 10월31일 다시 잠실에서 만났다. KS 5차전인 것도 같다. 그러나 상황은 다르다. 삼성은 1·2차전을 모두 따낸 뒤 3·4차전에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2패. 삼성의 분위기는 다소 처졌고, SK는 상승세를 탔다.
동상이몽. 류중일(49) 삼성 감독은 10월31일 "지난해와 조금 다를 뿐이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도 지난해보다 올해 하루 늦었다.(2011년 9월30일, 2012년 10월1일) KS 우승도 하루 늦게 하면 되지 않나. 올해도 10월의 마지막 밤이 즐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선수들도 마찬가지. 최형우는 "비로 인해 3차전이 하루 밀렸다. 그렇게 하루가 밀렸다고 생각한다. 진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삼성이 5·6차전을 모두 승리하면 11월1일에 KS 우승을 확정한다.
이 감독도 특유의 긍정성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지난해에는 3패(1승)를 당한 뒤 잠실에 왔다. 올해는 2승2패로 맞선 뒤 5차전을 치른다.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해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5차전의 중요성은 양팀 감독 모두가 알고 있다. 류 감독은 "아직 (시리즈 전적에서)역전을 당하지 않았다. 오늘(31일) 승리하면 다시 앞서간다. 그리고 1승만 남겨둔다. 어제 선수들에게 '주눅들지 말자. 2경기만 더 이기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도 "총력적입니다"라는 말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