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대표팀 선수 28명의 예비 명단이 추려졌다. WBC 사령탑을 맡은 류중일(49) 삼성 감독과 김인식(65) 위원장 등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는 아시아시리즈 기간 예비 엔트리에 대한 합의를 마치고 12일 KBO를 통해 이를 발표했다. 최종 명단(28명)은 11월30일 확정해 대회 주최측인 WBCI에 통보하지만 부상 선수는 추후 교체가 가능하다. JTBC는 15일 예선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이 대회를 독점 중계한다.
◇누가 뽑히고, 누가 빠졌나
오승환(30·삼성)과 정대현(34·롯데)·봉중근(32·LG)·이진영(32·LG)·김태균(30·한화)은 2006년과 2009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WBC 참가를 눈앞에 뒀다. 첫 출전을 꿈꾸는 선수들도 있다. 올 시즌 34홀드로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운 박희수(29·SK)가 엔트리에 포함됐다. 대표팀의 고민인 우완 투수 부족 현상은 노경은(28·두산)·홍상삼(22·두산)·김진우(29·KIA)·유원상(26·LG)·손승락(30·넥센)의 첫 WBC 참가를 이끌었다. 특히 긴 방황을 겪은 김진우는 올 시즌 10승으로 재기에 성공하며 감격스런 태극 마크를 달게 됐다. 야수 중에는 김상수(22·삼성)·손시헌(32·두산)·강정호(25·넥센)·전준우(26·롯데)가 WBC 대표팀에 처음으로 승선했다.
아쉽게 탈락한 이들도 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1루수와 우익수 쪽에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1루수 부문에서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박병호(26·넥센)가, 우익수에서는 안타 1위 손아섭(24·롯데)이 제외됐다. 류 감독은 "이승엽(36·삼성)이 들어오면서 1루수 자리가 치열해졌다. 김태균·이대호(30·오릭스)도 국제 경험이 있다. 박병호도 좋은 선수지만 경험면에서 선배들이 앞섰다"고 설명했다. 우익수 자리에는 추신수와 이진영이 나설 예정이다. 정우람(27)·송은범(28·이상 SK)·박석민(27·삼성) 등도 아쉽게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남은 변수와 과제
류 감독은 "말 그대로 예비 엔트리다"라고 강조했다. 최종 엔트리 제출까지 확인할 부분이 있다. 해외파의 상황과 부상자들의 몸 상태다. 추신수(30·클리블랜드)와 이대호는 구단의 허락이 필요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류현진(25·한화)의 출전도 불투명하다. 대회 일정과 메이저리그의 스프링캠프·시범경기가 겹쳐 새 팀에서 첫 시즌을 맞는 류현진의 합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상을 안고 있어 우려를 낳는 선수들도 있다. 정대현은 포스트시즌 때부터 왼 무릎 통증을 호소했고, 김광현(24·SK)은 올 시즌 내내 왼 어깨 부상 여파로 고전했다. 손시헌은 우측 손가락 미세 골절로 휴식하고 있다. 류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내년 2월 WBC 대표팀 전지훈련을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엔트리를 변경할 수 있다. 시즌 중 부상이 있던 선수들이 빠지는 경우에 대비한 대체자원은 이미 구상해놨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이날 "뽑아주셔서 감사드린다. WBC 때까지 어깨 상태를 정상에 가깝게 만들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